오디세우스와 황금 양모 (1981)
시에라의 전신 온라인 시스템즈의 고화질 어드벤처 4탄. 직전작인 크랜스턴 저택과 달리 기존작의 컨버전은 아닌 것 같고, 제작자는 창립자 중 하나인 켄 윌리엄스 외에 밥 데이비스라는 인물의 이름이 보인다. 시리즈 작품들 중 유별나게 수상한 제목 때문에 호기심을 느끼게 했던 작품인데, 오디세우스는 오디세이아의 주인공이고, 황금 양모를 찾으러 가는 아르고나우티카의 주인공은 이아손이잖아. 근데 왜 이 둘이 같은 제목에 있는거야.
아래에서도 계속 언급되겠지만 본작에는 오디세이아와 아르고나우티카의 요소들 및 본작 오리지널 요소들까지 마구 섞여있는데, 이하 중간중간 적당히 츳코미를 걸면서 설명하겠지만 사실 크로스오버 팬픽이라고 생각하면 충분히 그럴 듯하게 짜여져 있긴 하다. 아마 게임으로 만들려고 하면서 구현하기 쉬운 부분들과 어려운 부분들을 골라내고, 구현하기 쉬운 부분들을 두 원작 중 어느 한쪽에 매달리지 않고 적당히 뽑아내 게임으로 완성했다고 하면 대체로 이해가 되니까. 가끔 이게 왜 이렇게 되지? 싶은 오리지널 요소들이 등장하긴 하지만 그래도 원작들의 에피소드를 제한된 환경 내에서 살려낸 부분들이 많아 그리스 신화 배경의 게임으로서는 이 정도면 평타다.
본작에는 고유명사가 그리 많이 등장하지도 않지만 전부 라틴어를 경유한 영어식 표현으로 되어 있다. 대표적으로 주인공 이름부터 그리스식 이름인 오디세우스가 아니라 라틴어 이름 Ulixes에서 유래한 Ulysses로 되어 있고, 신들의 이름도 포세이돈, 하데스가 아니라 넵튠, 플루토로 등장하지만 이하에서는 전부 그리스식 이름으로 통일했다.
게임은 고대 그리스의 어느 작은 마을에서 시작한다. 이미 이 시점에서 제법 맵이 넓은데, 성으로 들어가면 경비가 당신이 오디세우스냐 묻고 여기에 yes라고 대답하면 왕과 알현할 수 있다. 왕은 오디세우스에게 북쪽의 먼 땅에서 황금 양모를 구해오라며 배를 준비해주고 돈을 주는데, 아르고나우티카의 스토리라면 여기는 이올쿠스이며 이 왕은 펠리아스일 것이며 양모가 있는 북쪽의 먼 땅은 콜키스겠지. 그렇지만 왜 주인공이 이아손이 아니라 오디세우스일까. 오디세우스는 아르고 호의 모험에 참가한 적이 없는데 말야. 오디세우스같은 트로이 전쟁 세대는 아르고나우티카보다 몇 세대 뒤의 일이다.
이 시작 마을 부분에서는 딱히 게임오버될 일도 없는 것 같고 마을과 인근 숲을 포함해 맵이 좀 넓은 것 외에는 어려울 게 없지만 여기서 만반의 준비를 갖추지 않았다면 이후 진행이 막혀버리게 된다. 그 때가 되면 여기로 돌아올 수도 없게 되니 처음부터 게임을 다시 시작해야 하는데, 그런 점에서는 다케시의 도전장을 떠오르게 해 예감이 좋지만은 않다. 처음에 왕으로부터 받는 돈에 딱히 액수가 있는 건 아니니 일단 마을의 상점으로 들어가 read sign으로 어떤 물건들이 판매되고 있는지를 확인해 전부 구입하고, 상점을 나와 북쪽으로 가면 길에 떨어진 금화(gold coin)를 주은 뒤 주점으로 가면 부랑자같은 자들이 모여 있으니 get crew로 선원을 모집한다. 이 중에 헤라클레스가 있는 것 같다는 메시지가 짧게 나오는데, 실제로 헤라클레스는 아르고 호에 참가했다. 도중에 미소년 힐라스와 눈맞아 이탈해서 그렇지. 그리고 마을 북쪽으로 가면 항구가 있는데, 함정이다. 여기서 바로 떠나면 안 된다.
마을 동쪽으로는 숲이 이어져 있는데, 돌아다녀 봐도 다른 이벤트는 없고 상자(chest)가 놓여있는 걸 발견하게 된다. 이 상자를 입수하지 않으면 이후 진행이 막혀버리니 여기가 첫 번재 함정. 부두로 가서 경비에게 말을 걸면 왕의 허가를 받았냐고 묻는 데 yes로 대답한 뒤 물에 떠다니는 병(bottle)이 있으니 입수한다. look bottle로 병을 조사하면 그 안에 노트가 있다고 하며, get note로 이를 꺼낸 뒤 read note 해보면 ECEELF라는 메모가 적혀있다. ECEELF라고 쳐 봐도 아무 일도 없으니 일단 무시하고, 경비에게 give coin으로 아까 얻은 금화를 준다. 그러면 지금 경비에게 뇌물을 주는 거냐고 되묻는데, 당당히 yes라 하면 지도를 받을 수 있다.
지도라고 하지만 그래픽이 있는 건 아니고, read map으로 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이 적혀있다:
from storm go
N2 E1 S1 W1 S1 W1 S1 E1 N1 E1 N1 E2
즉 폭풍을 만났을 때 위 순서대로 입력하라는 것. 이제 배가 있는 곳으로 가 올라탄 뒤 go ocean으로 바다로 향한다.
바다로 나와 돌아다니다 보면 맵이 무식하게 넓어지며 이렇다할 표식 없이 망망대해를 떠돌아야 하니 여기서부터는 진심으로 지도를 참고하는 게 좋다. 시작지점 부근에서 헤메다 보면 알바트로스가 어느 주머니(bag)를 배 위에 떨어트리고, 거대한 콘도르가 마스트에 부딪혀 죽는 걸 볼 수 있다. 이것들을 조사해 보면 주머니의 보석들(gems)과 콘도르의 깃털(feathers)을 얻을 수 있으니 챙겨둔다.
그러다 일단 허리케인이 있는 지점에 다다르면 아까 지도의 지시대로 방향을 입력, 폭풍도(island of storms)가 보이게 된다. 여기까지 온 뒤 go island로 상륙. 선원들은 배에 남은 채 오디세우스 혼자 하선하며, 북쪽으로 동굴이 보인다.
폭풍도는 지상의 정글과 지하동굴 파트로 나뉜다. 일단 지상을 돌아다니면 굴레(bridle)를 입수하고, 도중에 구멍이 난 나무가 있는 곳에서 look hole로 안을 들여다보면 반짝이는 모래가 있으니 get dust로 이를 입수한다. 그리고 산꼭대기에 동굴이 보이면 up으로 올라가 안으로 들어가게 된다.
동굴로 들어가면 샘물이 솟아나오는 곳이 있는데, 아까 입수하고 노트를 회수한 빈 병을 사용해 get water로 물을 채운다. 이 물병은 다음 지역에서 사용된다. 이후 빠져나갔다가 다시 돌아오면 물이 사라지고 구멍만 남는데, 아래로 들어가면 깊은 피요르드라는 화면으로 이어진다. 반대편에 바위가 가까이 있다고 하는데, 여기서 tie leather로 가죽끈을 묶되 with what? 이라고 되물어오면 with leather라고 대답한다. 이후 throw leather를 사용하면 위 오른쪽 위처럼 연결되며 건너갈 수 있게 된다. 인벤토리에 rope가 있는데 왜 leather를 leather에 묶어서 던지는 이상한 작업을 시키는 거야.
지나가다 보면 드래곤이 길을 막고 있는데 알바트로스가 떨구고 간 가방에서 회수한 gems를 제공하면 비켜준다. 그리고 더 이동하면 길이 끊긴 계곡이 보이는데, 여기를 어떻게 통과해야 할까. 아까 배 마스트에 부딪혀 죽은 거대 콘도르로부터 깃털을 회수했으니 이를 활용해보자. make wing으로 날개를 만들되, with what? 이라 물어보면 with feather, and what? 이라 물어오면 and wax라고 정확히 답해야 인식된다. 예를 들어 with feather, with wax처럼 대답하면 아이템만 사라지고 아무 일도 발생하지 않는다. 밀랍과 깃털로 날개를 만드는 건 이카루스를 연상시켜 그 자체는 나쁘지 않지만 텍스트 파서의 인식능력이 아무래도 이래서야...
날개가 완성되면 fly로 넘어갈 수 있으며, 이곳에 놓여있는 rock를 입수하면 그 밑에 깔려있던 고삐(rein)을 발견한다. 위에서 입수한 굴레와 고삐가 이곳 폭풍도의 주요 아이템. 어째선지 녹색의 외계인처럼 생긴 하데스(Pluto)가 가로막고 있는데, throw dust로 아까 정글에서 얻은 반짝이는 가루를 던지면 어째선지 도망친다. 이제 탈출하는 일만 남았는데, 마지막 고비로 도중에 불길에 가로막혀 지나갈 수 없는 구간이 있다. 상식적으로 생각한다면 마침 병에 물을 담기도 했으니 pour water로 불을 끈다거나 해야 할 것 같지만 정답은 pour wine. 그러면 where? 라고 되물을 때 on self라고 입력하면 통과할 수 있다. 포도주를 뿌려 몸을 적시고 불길을 통과한다는 건데... 고대 지중해 세계의 포도주는 알코올 농도 15~20% 사이로 현대의 와인보다 약간 독한 정도니 오디세우스가 플람베가 되진 않겠지만 설마 와인을 이런 데 쓰게 할 줄이야.
배로 돌아와 다시 항해를 시작한다. 하데스를 통과한 이후로는 다시 이전 위치로 돌아갈 수 없게 되며 북쪽으로 이동하다 보면 보스포로스로 보이는 질벽 사이를 통과한다. 원작 아르고나우티카라면 이 지점에서 심플레가데스라는 움직이는 바위들이 등장해 지나가려는 배에 부딪혀 박살내려는 것을 이아손이 먼저 비둘기를 날려보내고, 심플레가데스가 서로 부딪혔다 떨어지는 사이 미친듯 노를 저어 선미가 약간 파손되는 정도로 간신히 통과하는 이야기가 나오겠지만 이 게임에서는 주인공이 이아손이 아니라 오디세우스다. 무려 포세이돈(Neptune)이 친히 등장해 눈앞을 가로막는데, 납득은 되지 않지만 아까 섬의 샘에서 뜬 물을 pour water, in ocean으로 버리면 포세이돈이 기겁을 하며 사라진다. ...어째서?
더 진행하면 세이렌들의 섬에 다가온다. 여기서는 오디세이아의 에피소드에 따라 선원들의 귀를 막고 오디세우스 자신을 마스트에 묶은 상태로 통과해야 하는데, 밀랍을 그냥 사용하기에는 딱딱하지만 hold wax로 한동안 들고 있으면 물렁해지고, 이제 plug ears로 선원들의 귀를 막을 수 있다. 이후 tie self로 스스로를 묶되, 어디에 묶냐고 물으면 mast라고 대답하자. 그러면 세이렌들이 노래를 부르는 사이 선원들은 귀를 막고 있어 영향을 받지 않고, 오디세우스는 그 노래를 들으며 발광하지만 묶여 있어 무사히 지나가게 된다. 사이렌들의 노래는 아래와 같다.
Many search but none will find,
priceless treasure left behind. Prison
steep, the keeper's cruel, they built
the key of suppeltuel.
그리고 이제 지나가면 다다르는 곳은 키클롭스(Cyclopes)의 섬. 이걸 원작 재현이라고 해야 하나, 아니면 그 원작이 그 원작이 아니라고 해야 하나... 보스포로스를 넘었으면 이제 흑해에 들어왔을 텐데 왜 키클롭스의 섬이 여기에 있는거야. 이것도 아르고나우티카가 아니라 오디세이아 에피소드잖아.
자, 이제 마지막 지역이다. 키클롭스의 섬에 들어가 조금 이동하다 보면 유적에 거대한 철장에 한 노인이 갇혀있고, 주변을 날아다니는 하피들 때문에 노인을 구할 수 없다. 이 노인이 피네우스인가? 피네우스는 제우스에게 개긴 벌로 뭘 먹으려 할 때마다 하피들이 음식을 낚아채가 밥을 못 먹는 형을 받은 인물로, 오랜만의 아르고나우티카 원작 요소이다. 다만 원작대로라면 날개를 달고 싸워야 할 것 같지만 그렇게는 안 되고, 이 하피들을 쫓아내고 노인을 구하기 위해서는 sevenseas를 입력해야 한다. ...왜? 아무튼 그렇게 하면 하피들이 도망가고 open cage로 피네우스로 추정되는 남자를 구하며, 망치(mallet)을 얻게 된다. 이 화면을 지나 진행하다 보면 뒤따라오는 선원들이 배가 고프다며 불평을 하기 시작하는데, 당장 해줄 수 있는 게 없으니 무시하고 키클롭스의 동굴로 향한다.
동굴에는 키클롭스들이 키우는 양들이 있고 오디세우스 일행은 이를 훔쳐먹으려 하는데 물론 원작대로 발각된다. 키클롭스에게 give wine으로 포도주를 제공하면 이렇게 맛있는 게 있다니 감탄하며 재료가 뭐냐고 묻고, grapes라 대답하면 포도를 찾으러 동굴 밖으로 나간다. 그 사이 주변을 살펴보면 통나무가 있으니 get trunk로 이를 입수한 뒤 sharpen trunk로 뾰족하게 만들자. 그러고 있으면 키클롭스가 돌아오니 use trunk. 어디에 쓸 거냐고 물으면 in eye라 대답하면 쫓아낼 수 있게 된다. 이제 집주인을 쫓아냈으니 양 서리를 할 시간, make fire를 사용하면 시작지점에서 구입한 부싯돌과 나무판으로 불을 붙이게 된다. 이제 kill sheep, cook sheep, eat sheep. 원작재현이긴 한데 이는 오디세이아의 스토리다.
이제 더 돌아다니다 보면 해골 몬스터들이 등장하는데, 여기서 최초에 병에 담긴 노트에 담겨있던 힌트인 eceelf를 치면 상자가 열리며 look chest로 보면 안에 마법이 담긴 검이 있다. 이를 get sword로 입수하고 use sword를 하면 스켈레톤들을 쓰러트릴 수 있다. 이 몬스터들은 아마 스파토이가 아닐까 싶은데, 원작에서는 이아손이 메데이아의 도움을 받아 용의 이빨이라는 것을 심자 그곳에서 솟아난 병사들이다. 이게 스켈레톤으로 묘사된 건 1963년작 영화에서 그렇게 묘사된 것의 영향이 아닐까.
이제 더 이동하면 절벽 앞에 서게 되는데, 영문은 모르겠지만 suppeltuel이라로 치면 갑자기 절벽이 갈라지며 동굴 입구가 드러난다. 위에 옮겨적인 세이렌들의 노래에 등장하는 단어인데, 깊게 생각하는 걸 그만두고 안으로 들어가면 페가서스가 왠지 여기에 묶여 있는데, use mallet으로 족쇄를 부수고 give bridle, give rein으로 고삐와 재갈을 물린 뒤 ride pegasus로 가시나무 위로 날아갈 수 있다.
아니, 페가수스는 오디세우스가 아니라 벨레로폰의 말인데... 여기에 짓궂게도 이 가시밭 화면에 보이는 묘한 물체가 게임의 목표인 황금 양모라는 걸 알려주지 않는데, 이 화면에서 get fleece를 사용하면 입수할 수 있다. 이는 아풀레이우스의 황금 당나귀에 실린 프시케의 에피소드를 참고한 것 같은데, 프시케가 시어머니 아프로디테에게 받는 시련 중에 황금 양모를 회수하라는 것이 있다. 이 양들은 평범한 양이 아니라 괴수들이었고, 프쉬케는 이에 절망하지만 이 양들이 가시덤불에 걸려 조금씩 뜯어져 나온 황금 양모를 모으는 것으로 과제를 클리어한다.
아무튼 이제 양모를 구했으니 되돌아가는 일만 남았다. 배를 타고 돌아갈 수는 없으나 (시스템적으로 세이렌 섬을 통과할 수 없게 되어 있다) 페가수스가 있으니 다시 ride pegasus를 하면 남은 선원들은 배로 따라오게 하고 오디세우스 혼자 시작지점의 마을로 되돌아오게 된다. 다시 왕을 찾아가 give fleece, 이걸로 클리어다. 엔딩 메시지는 다음과 같다.
Congratulations!!!! You have successfully completed "Ulysses and the Golden Fleece" and are hereby declared a level-2 adventurer. Thank you for playing "Ulysses and the Golden Fleece."
축하합니다!!!! 당신은 "오디세우스와 황금 양모"를 성공적으로 완료했으며 이에 레벨 2 모험가로 인정합니다. "오디세우스와 황금 양모"를 플레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니 크랜스턴 저택을 클리어했을 때는 레벨 3이라며. 왜 후속작에서 레벨이 떨어진 거야.
오디세우스와 황금 양모는 사실 다른 것보다 바다에 들어간 뒤의 길찾기가 너무 힘들고 혼란스럽다. 지도를 보면 그나마 지상 에리어들은 가끔 동일한 디자인의 화면이 재탕되고 있긴 하지만 그래도 대부분의 화면이 조금씩이라도 다르게 구성되어 있는 데 비해 바다로 나서면 다 똑같이 생겼잖아. 여기에 텍스트라도 조금씩 다르게 표시되거나 한다면 모를까 "당신은 바다 위에 있습니다"라는 같은 말이 반복되니 여기가 도저히 어디인지 알기 어렵고, 입력 가능한 방향을 전부 시도해 보면서 매핑하는 게 불가능하진 않겠지만 피곤하지. 미스테리 하우스의 숲이나 크랜스턴 저택의 정원 미로도 비슷한 느낌이었지만 시작부터 이런데다 동선도 심하게 꼬아놓았으니....
난 처음에 바다로 나서는데까지 진행했다가 도중에 길을 잃고 재시작하면서 포기하고 이후는 공략을 참고하며 진행했는데, 그렇지 않았으면 부둣가의 경비에게 뇌물을 준다거나 하는 발상은 영원히 못 했을 자신이 있다. 상자를 여는 주문인 eceelf도 바로는 사용할 수 없고 한참 뒤에 특정 장면에서만 쓰이며, 하피를 물러치거나 절벽 앞에서 동굴을 드러내게 하는 주문도 이게 왜 거기에 사용되어야 하는지 정합성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나마 이 시리즈의 공통된 엔진이 세이브 기능을 지원하기 때문에 오만 아이템을 다 써보며 통과할 수도 있겠지만, 위에서 언급한 with feather와 and wax처럼 파서가 유의어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부분이나 게임 내 단 한번만 사용되는 여러 동사들이 게임을 과하게 어렵게 만든다. 같은 시리즈 내에서 생각하면 역시 마법사와 공주와 같은 과에 속하는데, 게임 내 월드가 몇 개의 에리어로 딱딱 분절되어 있어 크랜스턴 저택처럼 마구 헤메고 다닐 필요는 없이 지난 건 뒤로 놔두고 새로 열리는 에리어만 탐사하는 식으로 진행되는 건 좋지만 이전 에리어에서 뭔가 놓쳤을 경우 그대로 진행불가 상태가 되고 플레이어는 자기가 진행불가 상태라는 것도 모른 채 헤메고 다닐 수 있다. 뭐, 이 시기 어드벤처 게임이 대체로 이모양이고 무수한 시행착오로 몇 달에 걸쳐 플레이할 걸 전제로 만들어졌으니 그러려니 할 수 있는 부분. 적당히 중간중간 공략을 보며 진행한다면 나쁘지 않은 신화풍 어드벤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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