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곤퀘스트 III 전설의 시작 (1988)
정식발매가 없는 동안은 부제가 일본어를 직역한 '그리고 전설로'로 알려져 있었지만 정식 한국어판이 등장하며 '전설의 시작'으로 부제가 붙었으니 이를 따른다. 전작들의 프리퀄적인 위치의 작품으로, 시간순서를 따지면 III → I → II. 최초 버전은 패미컴으로 발매되었고 이후 이식판들이 등장하며 새로운 요소가 추가되기도 하고 삭제되기도 하였지만 가장 기본이 되는 부분은 동일하다.
최대 4인 파티로 구성되며 인벤토리가 공유되는 게 아니라 각 인물마다 별도의 인벤토리를 갖는 걸로 취급되어 있는데, 다른 버전을 플레이한 뒤에 패미컴판을 다시 잡아보면 역시 이 인벤토리 관리가 가장 귀찮다. 그에 비해 SFC 이후의 이식작들에서는 장비 아이템을 다른 동료에게 전달하려 할 때 해당 동료가 그 아이템을 장비 가능한가, 또 그에 따른 능력치 변경을 미리 보여주기 때문에 하나하나 시도해보며 능력치 상승/하강을 확인할 필요가 없어졌고, 여기에 파티가 공유하는 '보따리'가 추가되어 당장 사용하지 않는 아이템들을 공동으로 보관할 수 있게 되어 한결 편해졌다. 이는 DQ6에 도입되었던 걸 역수입한 시스템으로, 전투중에는 자기가 가진 아이템만을 사용할 수 있지만 필드에서는 보따리의 아이템을 바로 사용하는 것도 가능해 인벤토리 관리가 훨씬 편해졌고, 여기에 잡다한 이벤트 아이템들을 보따리에 넣어버리는 걸로 인벤토리 공간을 확보할 수 있게 해 준다.
여기에 패미컴판에서는 이름과 성별 외에는 정할 수 없었지만 SFC 이후 이식작들에는 게임 시작시에 일종의 성격테스트가 추가되고 이것이 주인공의 시작 능력치에 다소간의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게임의 밸런스를 좌우할 정도로 결정적인 건 아니기 때문에 공략을 참고해 철저히 효율 중심으로 진행할 것인지, 아니면 '롤플레잉'에 집중해 자기 성격대로 솔직하게 대답할지는 자유. 그런데...
아무튼. DQ3를 보면 호리이 유지가 만들고 싶었던 RPG가 완전히 구현된 첫 번째 작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야기의 중심이 되는 '용사'는 고정이지만 그 외의 3명의 동료는 이름과 성별, 직업을 자유롭게 선택해 파티를 제작할 수 있게 된다. 개인용 컴퓨터 시장에서는 RPG가 초기부터 주요 장르로 자리잡혀 있었지만 콘솔에서는 아무래도 이를 그대로 구현하기가 어려웠는데 패미컴의 2개밖에 없는 메인 버튼을 선택과 취소에 대응해 메뉴 중심 UI로 개편하고 1인 파티로 구성한 게 DQ1, 이후 파티제를 도입해 캐릭터간의 역할분담을 소개하되 세부적인 커스터마이징 요소를 생략해 만들어진 게 DQ2, 그리고 자유로운 파티제를 도입한 게 DQ3라 생각하면 RPG가 생소했을 일본의 콘솔 유저들에게 CRPG를 조금씩 소개해 익숙해지게 하려 한 게 아닐까. 제작하는 입장에서도 스코프를 조금씩 확대하며 첫 제작은 비교적으로 단순한 구조로, 이후 조금씩 게임을 복잡하게 확대해 제작이 표류할 리스크를 줄이려 했을 것이고.
선택 가능한 직업은 전사, 무투가, 상인, 놀이꾼, 마법사, 승려, 도적의 7종 및 주인공 한정의 특수직 용사와 상위직으로 존재하는 현자의 9종. 복잡하게 생각하기 싫다면 기본적인 탱딜힐을 의식하며 전사, 마법사, 승려 정도로 구성하면 무난하고, 그 외에 취향에 따라 다른 걸 시도해 보는 것도 가능하다. 용사를 제외한 다른 동료들은 레벨 20 이후에 다른 직업으로 전환이 가능하며, 전직시 현재까지 습득한 마법/특기를 그대로 보존한다. 능력치가 절반으로 줄어들지만 레벨도 1로 되돌아가는만큼 어느 정도는 금방 회복이 가능하다.
본작의 가장 특징적인 직업은 역시 놀이꾼과 현자. 놀이꾼은 전투에 도움이 되는 특기를 전혀 습득하지 못하는 건 물론 기본적인 명령도 듣지 않고 전투중에 멋대로 졸거나 자빠져 스스로 데미지를 입거나 하는 잉여라 초기부터 파티에 넣으면 초반 난이도가 올라가지만 레벨 20의 기본조건만 맞추면 다마 신전에서 바로 현자로 전직이 가능하다. 그 외의 동료들은 '깨달음의 책'이라는 걸 입수해야 현자가 될 수 있는데, 사실 이 깨달음의 책을 입수하는 것도 신전 가까이에 있는 던전 하나를 공략하면 바로 입수할 수 있고 현자를 둘 셋 만들 필요도 별로 없으니 굳이 놀이꾼을 파티에 넣어야 할 필요는 없다. 이 잉여스런 놀이꾼이 바로 현자가 되는 이유에 대해서는 공식적인 건 없지만 유저들 사이에서 통하는 해석은 어렸을 때 좀 놀아봐야 훌륭한 사람이 된다는 그런 메시지라 한다.
그 외의 유의미한 전직 루트로는 전사계통 캐릭터들이 어느정도 레벨이 충분히 쌓인 뒤 법사계통으로 전직하거나, 법사계통 캐릭터들이 배울 마법을 다 배운 뒤 전사계통으로 전직하는 것. 나는 초기파티에 마법사, 승려, 놀이꾼을 넣은 뒤 놀이꾼을 현자로, 마법사를 도적으로 전직시켰다. 도적을 택한 건 어느정도 전투가 가능한 직업이면서 민첩이 높아 행동이 빨리 돌아와 적보다 먼저 마법을 쓸 수 있으며, MP가 성장하지 않는 전사계통과 달리 레벨을 올리며 MP도 함께 성장하기 때문에 이렇게 하면 평타싸움에서 딜이 가능하고 선제적으로 마법을 쓸 수 있는 법사가 나오기 때문이다.
마법사나 승려 계통은 반드시 필요하고, 전사나 무투가는 취향에 따라 탱/딜이 함께 가능한 전사와 딜에 특화한 무투가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되며 도적은 상기한 대로 법사계통과 스위치하는 정도의 쓸모가 있다면 마지막으로 남는 건 상인. 그나마 현자를 손쉽게 만들기 위해 선택되며 개그요원으로 이야기거리라도 되는 놀이꾼과 달리 상인의 아이템 감정 능력은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 편이라 잘 선택되지 않지만 도중에 스토리 진행을 위해 반드시 1명의 상인을 만들어야 할 일이 생기긴 한다. 대부분의 플레이어들은 이 이벤트를 해결하기 위해 1레벨 상인을 만들어 방류하겠지만.
전투의 밸런스는 전체적으로 마법/특기를 계속해서 활용하게 하는 데 집중되어 있다. 어느정도 레벨 노가다를 하면서 진행하더라도 머리를 비우고 평타만 연타하다가는 험한 꼴을 보기 십상. 여기에 플레이어 파티의 HP도 (어지간히 파고들지 않는 한) 조마 공략 시점까지 기껏해야 2~300대 정도일텐데 50~100+ 정도의 데미지나 각종 상태이상을 쓰는 적들이 계속해서 등장하기 때문에 최종보스인 조마는 물론이고 도중에서도 끝까지 안심할 수 없다. 각 적들의 행동패턴을 이해하고 등장할 때마다 때로는 방어력을 높여 대응하고, 누구는 마법을 봉인해야 하고, 또 어떤 적은 혼란이나 환영이 통하는 등의 적절한 대응이 요구된다. 게임 내에서 현자가 필수급 동료로 통하는 것도 그만큼 다양한 마법을 통해 유연한 대응을 가능하게 해 주기 때문일 것이다. 덕분에 장시간 플레이하다보면 그만큼 지치게 되기도 하지만.
전체적인 밸런싱은 좋은 편이지만 패미컴 원작이 아니라 이후의 이식작을 플레이한다면 다수의 장비 및 악세사리가 여성전용으로 되어있어 여존남비가 두드러지기도 한다. 커버아트를 비롯해 각종 공식 미디어에서는 남성 로토가 보이는 경우가 많긴 하지만 일단 드랍 장비들 중 최고 수준인 '마법의 비키니' 및 수집 아이템인 메달 교환으로 얻을 수 있는 '신비의 비키니', 주사위 미니게임 경품으로 얻을 수 있는 '빛의 드레스' 등 최상급 방어구가 여성전용이다. 여기에 비키니 계열 방어구를 입으면 필드상에 보이는 스프라이트에도 모든 직업별로 비키니 버전이 구현되는데... 순수하게 스탯을 보고 생각한다면 당연히 비키니 아머를 선택하게 되겠지만 그래도 살짝 불편함이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88년 게임이니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기야 하겠지만 여존남비가 발생하는 게 결국 에로영감 시선 때문이라니.
DQ3의 다른 주요 특징이라면 아마 대체 어떻게 패미컴 카트리지에 이걸 다 우겨넣었나 싶을 정도의 볼륨과 거기에 들어간 반전요소일 것이다. 전체 게임을 러프하게 3단계로 나누면 초반은 아리아한에서 시작해 각종 열쇠를 모으는 데서 시작한다. 아니 용사라는 자가 왜 남의 집 문을 따는 도구를 최우선적으로 습득해야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처음 시작지역인 아리아한 일대에서는 딱히 특이할 점이 없는 평범한 판타지 세계인가 싶다가 지도를 얻고 세계가 넓어지고 나면 현실의 지구를 모티브로 했다는 걸 알게되며, 이후 중반에 들어가 포르토가에서 배를 얻고 나면 아 이거 정말로 지구로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된다. 포르토가는 실제 포르투갈이 있을 만한 지역에 놓여있어 이후 세계를 자유롭게 탐색하고 다니며 대항해시대 비슷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배를 얻고 세계를 돌아다니는 중반부의 목표는 6개의 오브를 발견해 남극의 사당에 가져가 불사조 라미아를 부활시키는 것. 이 과정에서 지구 곳곳을 돌아다니고 여행하게 되며, 일본 게임인 만큼 일본도 지팡구라는 이름으로 구현되어 있다. 이 과정은 나름 오픈월드같은 느낌으로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잡히는 대로 이벤트를 클리어하다 보면 6개의 오브가 모이게 되는데, 그러다 보니 이 구간에서는 딱히 이렇다할 파티의 성장을 체감하기 어렵기도 하다. 새로운 마을을 찾아가더라도 업그레이드할만한 장비가 눈에 띄지 않는 경우도 많고, 대신 중간보스나 필드전 난이도에 차이가 없는 건 아니지만 극단적으로 크지는 않다.
그렇게 6개의 오브를 모은 뒤 아프리카 중부에 있는 바라모스의 성으로 쳐들어가 바라모스를 처치하고 나면 축제 분위기가 되지만... 여기서 본작 최대의 반전요소. 사실 바라모스는 페이크 보스였고, 진정한 최종보스인 대마왕 조마가 모습을 드러내며 '어둠의 세계' 아레프갈드로 향하게 된다. 후반부에는 DQ1의 무대였던 아레프갈드가 약간 스케일다운된 상태로 재등장하며 DQ1에서 그렇게 했던 것처럼 은의 하프, 태양의 돌, 비구름의 지팡이를 모은 뒤 성소에서 무지개의 물방울로 교환한 뒤 DQ1의 용왕의 성에 건너갈 때와 같은 위치에서 무지개의 물방울을 사용하면 길이 열리고 조마에게 도전하게 된다.
이 부분은 전작들을 플레이한 사람들에게는 전율로 다가왔을 것이다. 특히 당시에는 잡지 등에도 엠바고가 들어가 바라모스 격퇴까지의 정보만이 제공된 상태였으며, 바라모스가 끝이 아니라 진정한 최종보스가 따로 있고, 그 무대가 아레프갈드라는 점에서 '빛의 세계'로 불리는 지구와 전작의 무대가 되는 아레프갈드가 같은 세계의 이면이었다는 거니까. 여기에 전작의 무대가 배경이 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주요 아이템을 입수하며 무지개의 물방울을 얻어 조마에게 도전하기까지의 게임플레이까지 대체로 재현되며 DQ1을 다시 이어서 하는 듯한 감상을 주게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조마를 쓰러트린 뒤 되돌아 나오면서 주인공 용사에게 '로토'라는 칭호가 주어진다. 즉 본작의 주인공이 전작들에서 언급된 전설의 용사 로토였고, 전작의 주인공들은 본작 주인공 용사의 후손이었던 것. 다만 여기에 살짝 씁쓸한 여운을 남기기도 하는데, 조마를 쓰러트린 뒤에는 워프마법 루라로 용사들의 원래 세계로 돌아갈 수 없게 된다. 이후 라다톰 왕의 대사에서도 아레프갈드를 다른 세계와 연결하던 구멍이 닫히게 되었다고 하니 아리아한에서 주인공을 기다리던 용사의 어머니와는 재회할 수 없는 것. 그리고 엔딩 크레딧이 나오면서 빛의 세계의 여러 마을들이 보여지는 것이 용사 일행이 세계를 구하기 위해 무엇을 버려야 했는지를 느끼게 한다.
아무튼 이 정도 볼륨은 패미컴으로서는 파격적이었다. 지금에야 별거 아니지만 이미 바라모스까지의 전개만으로도 DQ2와 비슷한 분량인데 거기에 DQ1을 덤으로 넣은 셈이니까. 덕분에 전작들이 각각 51KB, 125KB ROM을 사용한 데 비해 3편은 247KB. 4편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이 정도면 패미컴 카트리지 중에서 상당한 고용량에 속한다.
사실 드래곤퀘스트는 (최소한 로토 시리즈에서는) 시리즈를 통틀어 딱히 스토리를 진지하게 생각할 이유가 없다. 어쨌건 주인공은 용사이며, 각 지역의 왕들은 기본적으로 하는 일 없이 앉아 있으면서 용사에게 잡다한 심부름이나 시키는 게 대부분인데, 이런 분위기에서 용사의 심경은 과연 어떨까. 자라나면서부터 용사의 아들/딸로 주변의 기대를 받았을 것이고 나이가 되자마자 마왕을 쓰러트리라는 퀘스트를 받는다. 국가적인 지원을 받아도 모자랄 판에 천옷이나 곤봉, 나무막대 따위를 손에 들고 출발하며 용사로서의 사명을 강요받는다. 주요 NPC들은 주인공을 바로 알아보고 오오 용사여! 하며 주로 어디서 뭘 찾으라는 식의 힌트를 주는데, 그럼 너희는 대체 거기서 뭘 하고 지내며 그저 용사가 나타나기까지 기다리고 있냐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이는 달리 생각하면 주인공의 캐릭터성을 약화시키고 플레이어를 거기에 대입하기 위함일거라 생각하면 충분히 이해가 가는 부분도 있다. 플레이어는 이게 어떤 게임인지 이미 알고 있는 상태에서 용사가 되기 위해 게임을 하는 거니까, 다른 복잡한 사정설명이 필요 없이 마왕을 쓰러트려라! 한 마디로 끝내도 충분하다고 할 수도 있겠지. 그 과정에 있는 모든 스토리는 결국 마왕과 싸우러 가기 위해 필요한 조건을 만족시키기 위한 것이며 그 하나하나에 일종의 미니 스토리가 들어있긴 하지만 전체 플롯에는 영향이 없다.
이런 특징이 가장 두드러지는 건 역시 주인공의 동료들까지 전부 플레이어가 작성하는 3편 아닐까. 주인공은 용사의 자식이란 것 외에는 백스토리가 없고 바로 마왕 바라모스를 쓰러트리라며 퀘스트가 시작된다. 다른 동료들도 플레이어가 생성한 것으로 고유 스토리가 없다. (상인이 고유 이벤트가 있는 것이 유일한 예외.) 그런 점에서는 전투 시스템은 위저드리, 파티 시스템은 울티마 III 엑소더스를 답습하며 플롯은 울티마의 '아바타'를 DQ의 '용사'에 대입하면 대강 맞아떨어진다. DQ가 워낙 JRPG의 아이콘같은 존재라 보통 그렇게 분류하진 않지만 적어도 3편은 내용상 완전히 서양식 CRPG인 것. 공교롭게도 라이벌 시리즈인 파이널 판타지 역시 3편이 이런 특징이 두드러진다.
전체적으로 힌트가 제법 많은 편에 속하기는 하지만 역시 공략이 없으면 알기 어려운 장면들도 제법 존재한다. 예를들어 그린란드쪽에 위치한 장소로 찾아 들어가면 마을이나 집이 있는 게 아니라 상하좌우가 뻥 뚫린 공간만이 펼쳐지고 한쪽 방향으로 이동하다 보면 그냥 오버월드로 되돌아나오게 되는데 사실은 이렇게 텅 빈 맵의 오른쪽 위 구석에 집이 있고 플레이 진행을 위해 반드시 1회 이상 방문해야 하는 필수장소인 것. 굳이 이렇게 숨겨야 할 이유가 있나?
다른 예는 은의 하프를 입수해야 하는 장면. DQ1에서는 '가라이의 묘'에서 입수된 아이템으로, 본작에서는 음유시인이 되겠다며 떠난 가라이의 부모가 있는 집에서 발견할 수 있다. 그런데... 부모의 말에 따르면 은의 하프는 가라이가 갖고 있을 거라고 하는데 정작 은의 하프는 집에서 떨어진 구석에 있는 계단을 통해 내려가면 있는 지하실에 있다. 여기까진 그렇다 칠 수 있겠지만, 지하실에 내려가면 빈 보물상자가 있을 뿐 아무것도 없는 것 같은데... 정답은 그 빈 보물상자 오른쪽의 빈 타일을 조사해야 하는 것. 나중에 멜키드 마을에서 가라이를 발견하면 집에 놔두고 왔다는 말을 들을 수는 있지만 2번째 페이크는 알아야 피할 수 있다. 공략집 상술을 위해 일부러 이렇게 한 걸까. 2중으로 페이크를 걸어 플레이어의 시선을 돌리려는 거잖아 이건.
다만 외부 공략정보를 참조하지 않으면 막히기 쉬운 구간이 많은 건 DQ만의 문제는 아니고, 오히려 DQ3 정도면 아주...라고는 할 수 없지만 비교적 친절한 편에 속한다. 빈 땅을 조사하며 아이템을 발견해야 하는 것도 하이드라이드 II와 비교하면 매우 겸허한 편이고, 가끔 진행에 반드시 필요한 아이템을 이런 식으로 찾아야 하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이런 숨겨진 아이템도 대부분은 수집/교환요소인 작은 메달. 무시해도 클리어에 딱히 지장이 없는 야리코미요소이니 몇 개 놓친다고 큰 문제는 없다. 여기에 이벤트 플래그가 알기 어려운 건 울티마도 더하면 더하지 덜하지 않았고 말야. 지금까지도 시리즈의 정점으로 불리는 이유가 납득이 가는 작품이다.
드래곤퀘스트 III는 수 차례 리메이크와 이식이 이루어졌는데, 첫 번재는 패미컴판을 기반으로 한 SFC판. SFC판은 패미컴판에는 없었던 적 몬스터의 전투 애니메이션이나 전투 배경 등이 추가되고 다수의 UI 개량 요소 및 추가 던전과 히든 보스가 추가된 버전이며, 이후 이걸 기반으로 그래픽을 간소화하되 메달 수집과 같은 추가 야리코미 요소를 넣은 GBC판이 발매되었다. 이후 SFC판을 기준으로 다운이식한 게 휴대폰용인데, 스마트폰 이전의 피쳐폰에서 플레이할 수 있게 이식하면서 전투 애니메이션이 다시금 삭제되는 등 몇 종류의 다운그레이드가 발생했다.
거기까지는 피쳐폰용이 뭐 그럴 수 있지, 라고 유저도 납득했겠지만 이후 스마트폰이나 3DS 이식작 등도 이 피쳐폰 이식판을 재이식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지고 말았다. 아무래도 SFC나 GBC용보다는 피쳐폰 용으로 개발된 걸 재이식하는 게 개발사 입장에서 편하기 때문에 그랬던 거겠지. 다만 신규 유저들 사이에서는 원판 자체가 오래된 게임이니 그러려니 하며 받아들여진 것 같지만 SFC나 GBC판과 비교하면 애매한 완성도에 이런저런 요소들이 삭제된 피쳐폰 버전을 최신 하드웨어로 옮겨놓은 구성이 혹평을 받았던 것도 사실이다. 현재는 언리얼 엔진을 사용한 완전 신규 리메이크로 HD-2D판 리메이크가 진행중이지만 2024년 5월 현재 발매예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드래곤퀘스트 I・II
드래곤퀘스트 1+2 (2002 GBC 합본) 각각 1986년과 1987년에 패미컴용으로 최초로 발매된 초창기 JRPG의 GBC용 합본. 패미컴 오리지널에 비하면 UI가 후속작들 수준으로 개선되어 있고 ("메뉴 → 말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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