ハイドライド
MSX2판 기준 지도
패미컴용 하이드라이드 스페셜

하이드라이드 (1984 PC-6601, 1985 MSX2, 1986 FC) 

 

이 게임에 대해 아는 사람은 아마 둘 중 하나일 것이다. 80년대에 이미 이 게임을 접했거나, 아니면 AVGN같은 사람들의 리뷰로 들어보았거나. 일본에서 한때는 사회현상이라고까지 불렸던 명작이지만 기본적으로 PC시장 중심의 게임으로 콘솔 이식이 늦었고, 패미컴에 이식되었을 무렵에는 이미 젤다의 전설과 이스를 비롯 하이드라이드를 벤치마킹해 넘어선 게임들이 다수 등장했던 덕분에 쿠소게 낙인이 찍히기도 한다.

 

아무튼 패미컴판 설명서의 스토리를 옮기면 다음과 같다.

임금님이 살고 있는 궁전과, 광대한 녹색의 땅 페어리랜드는 궁전에 받들어진 3개의 보석에 의해 왕국의 평화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인간과 요정들은 서로 도와가며 사이좋게 지내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어느 못된 인간의 손에 보석 중 하나가 도둑맞게 되었습니다. 보석의 수가 모자라게 되자 빛을 잃어버리게 되어, 결국 보석에 의해 봉인되어 있던 최강의 악마 바랄리스가 눈을 뜨게 되고 말았습니다. 페어리랜드의 평화는 흐트러지고, 남은 보석도 어딘가로 사라져버리고 말았습니다.악마 바랄리스는 왕국의 딸, 안 왕녀마저 마력으로 3명의 요정으로 분리해 페어리랜드의 어딘가에 숨겨버렸습니다. 거기에 악마 바랄리스는 국내에 괴물들을 풀어놓아 페어리랜드를 지배하려 했습니다. 이 악마 바랄리스의 악업에 대항해, 평화로운 페어리랜드를 되찾기 위해 한 명의 젊은이가 일어섰습니다. 그의 이름은 짐. 짐은 검과 갑옷을 몸에 걸치고, 괴물들이 우글대는 황야에 과감히 도전하러 간 것입니다...

 

북미 유저들에게는 비교대상이 젤다인 게 이해가 안 가는 건 아니지만, 굳이 다른 게임과 비교한다면 팔콤의 드래곤 슬레이어이스 같은 게임과 비교하는 게 적절하다. 특히 거의 동시에 발매된 드래곤 슬레이어와 비교하는 게 공평하겠지.

 

컨트롤은 처음에는 익숙해지기에 약간 시간이 걸릴 수 있다. A버튼을 누른 상태에서는 공격모드, 뗀 상태에서는 방어모드가 되는데 방어모드에서도 적과 싸워 데미지를 줄 수는 있으나 위력이 떨어지고, 공격모드에서는 공격력이 올라가지만 그만큼 이쪽이 입는 데미지도 늘어난다. 전투 방식은 몬스터에게 직접 부딪히는, 일명 몸통박치기(体当たり) 형식.

 

MSX판에는 마법이 없지만 패미컴판에는 본래 하이드라이드 II부터 추가된 마법이 도입되어 있다. 마법의 사용을 위해서는 B를 눌러 선택을 한 뒤 A+B를 동시에 누르면 발동된다.

 

 

MSX2용 하이드라이드

하이드라이드와 같이 몸통박치기 방식을 사용한 게임은 사실 80년대 중반 게임중엔 흔한 방식이었다. 드루아가의 탑에 칼을 뽑는 모션이 있긴 하지만 게임 메카닉적으로는 들이받는 게임인 건 마찬가지고, 주인공 길가메시가 발도한 상태와 방패를 든 상태가 구분되는 점은 하이드라이드의 공격/방어모드에 대응한다. 드래곤 슬레이어는 적과 마주치면 스탯만을 비교해서 자동으로 데미지를 주고받는 데 비해 비해 하이드라이드 쪽은 같은 적이라도 측면이나 뒤를 노리고 들이받으면 이쪽이 큰 데미지를 받지 않고 쓰러트릴 수 있는 반면, 정면에서 들이받으면 이쪽도 피해를 받는 만큼 포지셔닝을 통한 전략적 요소가 더 높다.

 

회복은 기본적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되는데, 체력의 회복량은 어떤 타일 위에 있는가에 따라 달라진다. 타일에 따라 초원처럼 회복속도가 빠른 곳이 있는 반면, 아예 회복이 발생하지 않는 타일도 있다. (이는 이스에 답습된다.) 메뉴의 SPEED 옵션에서 속도를 빠르게로 설정하면 음악을 제외한 모든 게임 요소가 빨라지게 되며 회복을 위한 대기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 맵 곳곳에 안전지역들이 있고, 타일의 종류에 따라 특정 몹이 접근하지 않는 만큼 전략적으로 사용하면 진행이 쉬워진다. 대기중에 빠르게, 공략중에 보통 속도로 맞추면 된다.

 

 

패미컴용 하이드라이드 스페셜

패미컴용으로 발매된 하이드라이드 스페셜은 상기한 마법 시스템 추가로 게임 난이도가 낮아졌다. 공격마법인 FIRE나 WAVE는 사실 이벤트를 위해 특정 장면에서 필요하긴 하지만 실용성은 떨어지는 반면, TURN은 MP 소비량도 적으면서도 널리 쓰인다. 이 마법을 사용하면 적의 이동방향이 반대가 되는데, 본작의 전투 시스템이 적과 정면에서 싸우는가, 적의 배후를 노리는가에 따라 생사가 갈리는 만큼 피할 수 없는 통로에서 다가오는 적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이런저런 아이템들을 입수하게 되고, 그 아이템의 입수에 따라 쓰러트릴 수 없던 적을 쓰러트리게 된다거나, 진행할 수 없던 지역에 진행할 수 있게 된다. 텍스트를 통한 힌트가 전무한 하이드라이드에서는 이게 결국 이잡듯 뒤지면서 이것저것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는 플레이가 되긴 하는데, 다행히도 월드는 넓지 않다. 위 MSX판 맵 기준으로 오버월드는 5x5의 25화면분에 동서남북이 서로 연결된 루프구조이며, 패미컴도 맵의 구성은 같다. 일단 아이템의 입수법을 정리하면 대강 아래와 같다.

  • 십자가: 로퍼 미궁 남쪽의 상자에 있다. 뱀파이어를 퇴치하기 위해 필요하다.
  • 램프: 뱀파이어 미궁에서 뱀파이어를 퇴치하면 출현한다. 위습 미궁에 들어가기 위해 필요하다.
  • 칼: 위습 미궁에서 입수. 공격력이 1레벨분 상승한다.
  • 항아리: 로퍼미궁 내에 보이는 상자. 입수하면 골드아머 미궁으로 향하는 입구가 출현한다.
  • 열쇠: 골드아머 미궁에 있다. 미궁내에 상자가 여럿 존재하는데, 하나만 진짜고 나머지는 가짜이다. 진짜의 위치는 랜덤하게 정해진다.
  • 방패: 레이디아머 미궁에서 골드아머만을 쓰러트린다.
  • 그린스톤: 레이디아머 미궁에서 레이디아머만을 쓰러트리면 상자로 출현한다. 상자에서 아이템을 입수하기 전까지 골드아머를 쓰러트리면 다시 사라진다.
  • 블루스톤: 좀비가 있는 곳에 있는 상자에서 입수된다. 초반에 입수되지 않으면 레벨업을 더 하고 오면 입수된다. (아니면 열쇠가 조건?)
  • 레드스톤: 수로의 물이 빠진 뒤 드러나는 상자에서 입수.
  • 약병: 수로의 물이 빠진 뒤 드러나는 상자에서 입수.

여기에 페어리 3마리를 구출해야 최종보스인 바랄리스의 성으로 갈 수 있다. 첫 번째는 게임 시작지점 아래 바로 아래 화면의 나무들을 조사하다 보면 발견되고, 두 번째는 사막 동쪽의 움직이는 나무 4개가 있는 화면에서 나무 4개 중 하나에 숨겨져 있다. 세 번째 요정은 MSX와 패미컴의 등장방식이 다른데, MSX판에서는 (아마도) 멀리서 마법사가 쏘는 마법을 정면에서 방어모드로 받아낸 뒤 돌진해 쓰러트리는 것으로 역시 드루아가의 탑에서 종종 등장했던 방식. 패미컴판에서는 마법사 둘이 사선에 겹친 상태에서 WAVE 마법으로 동시에 처치하면 된다.

 

 

패미컴용 페어리 발견위치. 구체적으로 어느 나무를 조사해야 하는가는 랜덤.

마지막 주요 차이는 MSX2판에서는 페어리를 모두 발견한 뒤 옮겨진 바랄리스의 성문 앞을 조사하다 보면 풀숲에 숨겨진 입구를 발견할 수 있지만, 패미컴판에서는 FIRE 마법으로 태워 통로를 드러나게 해야 한다.

 

최종보스인 바랄리스 방어모드로 싸우는 것이 기본이다. 바랄리스가 있는 곳까지 최대한 데미지를 입지 않고 들어간 뒤, 방어모드에서 몇 번인가 데미지를 긁은 뒤 도망쳐 나오는 게 기본. 아예 던전에서 도망쳐 밖으로 나와도 바랄리스에게 입힌 데미지는 유지되기 때문에 잊지 말고 꾸준히 세이브를 해 주자. 절반 정도 데미지를 깠다 싶으면 이제 부활약을 쓸 차례다.

 

짐은 RPG 업계에서 일하는 용사들 중에서도 최약체 중 하나일 것이다. 스토리를 봐도, 그는 대단한 혈통도 없고 예언된 영웅도 아니다. 아무리 레벨을 높혀도, 최종던전의 적들은 물론이고 경험치를 안 줄 정도로 약한 적들에게도 치명타를 입거나, 약간의 컨트롤 미스만으로도 뒤통수를 맞고 쓰러지는 부실한 체력을 가지고 있다. 그런 짐이 용사다운 모습을 보이는 마지막 순간이 온다. 어느 정도 바랄리스의 HP를 깐 뒤, 회복하고 돌아와 다시 진격하자. 방어모드로 약간의 데미지를 추가로 입힌 뒤, 공격모드로 전환해 바랄리스에게 돌진하자. 짐은 죽겠지만, 그 과정에서 바랄리스의 HP를 절반 가까이 까버릴 수 있고, 부활약으로 부활한 뒤 사경을 헤메는 바랄리스를 끝장내면 된다.

하이드라이드는 과연 쿠소게일까. 몇몇 숨겨진 요소를 알기 어려운 건 사실이지만, 드루아가...까지 갈 것 없이 젤다의 전설이나 다른 그 시대 게임들과 비교해 봐도 그렇게까지 악랄하다고 할 수는 없다. 처음 해 보면 전투가 무슨 운빨처럼 느껴질 수도 있지만, 죽는다면 그건 포지셔닝을 잘못했거나, 방어모드로 싸워야 할 상대에 공격모드로 개돌했거나 뭔가 조작실수를 했거나 등 대체로 이유가 있어서다. 보기와 달리 전략성도 강하고, 최후반으로 가면 난이도가 상당히 높아지긴 하지만 끝판이란 게 원래 그런 거 아닐까. 

 

일본 최초의 액션RPG 타이틀을 주장하는 게임으로 대개 T&E의 하이드라이드와 팔콤의 드래곤 슬레이어가 꼽히는데, 그런 만큼 단순한 면이 없진 않지만 난이도가 지나치게 높거나 퍼즐이 살짝 난해하긴 하지만 동시대 게임들에 비하면 충분히 얌전한 편이란 점을 생각하면 역사적인 가치같은 걸 굳이 들먹이지 않더라도 하이드라이드를 쿠소게라 할 순 없다. 오히려 카미게.

 

 

 

 

ハイドライドII: 暗黒の煌き (Hydlide II: Shine of Darkness)
하이드라이드 II의 오버월드

하이드라이드 II: 암흑의 반짝임 (1985 PC-88, 1986 MSX2)

 

하이드라이드 II의 모든 지도는 이 사이트의 지도를 기반으로 노트를 추가한 것. 오버월드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상하좌우가 연결되어 있는 무한루프 구성이다.

 

최초 버전은 1985년 PC-88로 발매되었고 이듬해에 MSX로 이식. 이후 다른 일본의 홈 컴퓨터들로도 이식된 걸로 보이지만 전작과 달리 콘솔 이식이나 해외 발매는 당대에는 없었다. 당시 라이벌 시리즈인 드래곤 슬레이어가 동년에 2편인 제나두를 발매하며 흥행을 이어간 데 비해 하이드라이드 II는 이전만큼의 흥행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시리즈가 침체된다. 독특한 저장방식으로 당시 한국에서는 복제팩으로 제대로 플레이할 수 없었다고 하는데, 그런가. 나는 재믹스 세대는 아니라서...

 

하이드라이드 II의 가장 큰 문제는 뭘 어떻게 해야 할 지 초반에 알기 어렵다는 것. 힌트가 모자란 건 전작도 마찬가지지만, 전작에선 스타트 지점 부근에 십자가를 얻을 수 있는 상자가 필드에 놓여있고, 십자가를 얻고 부근의 미궁으로 들어가면 뱀파이어가 있으며, 이를 쓰러트리면 새로운 아이템을 입수하는 등 이 게임은 아이템을 입수하며 공략하는 게임이라는 것 까지는 일단 파악할 수 있지만 하이드라이드 II는 대체 무엇을 어디서 시작해야 할 지도 막연하게 느껴진다. 배경이 되는 페어리랜드의 넓이는 전작에 비해 크게 넓어졌지만 지도를 보면 알 수 있듯 오버월드의 이벤트 밀도가 크게 줄었기 때문에 모르면 어리버리 방황하다 죽기 일쑤.

 

 

 

한국어로 관련 정보가 워낙 드문 게임이니 일단 공략같은 걸 첨부한다. 덕분에 길어지겠지만 내가 장문충인 게 어제오늘 일인가. 알게뭐야.

 

게임을 시작하면 우선 캐릭터를 만들어야 한다. 이름을 정하고, LIFE / STR / MAGIC의 3종류 패러미터에 총 30점을 배분한다. 배분은 적당히 해도 무방하니 10/10/10이라도 상관없고, LIFE가 초기 HP를 결정하는 만큼 약간 여유있게 12/9/9여도 좋다. 게임에 들어가면 숲속 마을에서 시작하는데, 이곳에는 도구점과 무기상 및 돈 3000G를 내면 STR을 올려주는 사원이 존재한다. 초기자금이 2000이니 800원짜리 칼과 950원짜리 방패를 들고 마을을 나오자. 무기를 사서 장비하면 85/86년 게임답지 않게 캐릭터 스프라이트에 그 모습이 반영된다.

 

주변을 돌아다녀 보면 마을 내만이 아니라 그 주변에도 NPC들이 번잡하게 돌아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을텐데, 이들을 공격해 쓰러트리는 것도 가능하지만 기본적으로 비적대 NPC는 공격하지 않는 게 좋다. 이들을 공격해 죽일 경우 FORTH라는 스탯이 감소하는데, 일종의 모랄 시스템이기 때문에 이게 심하게 낮아지면 마을에서 상점을 이용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원래 의도한 건 FORCE인데 오타라고 한다...) 또, 평원에 서 있는 동안은 자연스럽게 체력이 회복되지만 사막이나 숲속 등 다른 지형에서는 리얼타임으로 체력이 감소하기 때문에 이 부분도 주의. 북쪽으로 가면 묘지가 있고 구울이라는 몬스터가 출현한다.

 

스페이스바를 누르는 것으로 공격모드와 방어모드의 토글이 가능하며, 공격모드 상태로 구울의 뒤에서 접근하면 1레벨 상태에서도 쓰러트릴 수 있지만 정면에서 싸우면 당장 승산이 없으니 주의. 이 점은 전작과 마찬가지로, 어느 정도 레벨을 올리고 장비빨을 세운 상태라도 정면에서 치고받기에는 주인공이 너무 약하니 측면이나 뒤통수를 노려야 한다. 2-3벨정도까지 올리되, 구울이 드랍하는 '블랙 크리스탈'이라는 아이템에 주의하자.

 

블랙 크리스탈을 소지하면 스테이터스 화면에서 CONDITION이 DARKSIDE로 변한다. (모랄을 포스라 부르는 것도 그렇고, 스타워즈?) 이 상태에서의 가장 큰 패널티는 체력 자동회복이 없어지는 것. 꼭 나쁜 아이템인 건 아니고, 사용하면 FORTH를 낮추는 대신 MAGIC을 회복시켜 주기도 하지만 당장은 필요없다면 인벤토리 창에서 블랙 크리스탈을 선택한 뒤 D를 눌러 드랍하면 버릴 수 있다. 귀찮은 아이템이지만 유용한 아이템이기도 한데, 이 아이템을 사용한 버그를 트리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블랙 크리스탈을 보유한 상태로 숲의 마을 왼편에 있는 도구상에 들어가 모든 아이템을 판매하고, 다시 매각을 시도하면 아무 것도 없는 빈칸에 커서가 놓이며 마지막으로 판매했던 아이템의 판매가로 계속 판매가 가능하며 돈의 무한증식이 발생한다. 이를 반복해 돈을 불린 뒤 사원에서 돈 3000을 내면 승려와 복싱 미니게임을 통해 STR을 올릴 수 있다.

 

이 미니게임 진행중에 ESC를 누른 채로 있으면 상대의 움직임이 느려진다. 스페이스로 공격을 하되, 상대의 뒷발이 땅에 닿는 순간을 노리면 대체로 공격을 히트시킬 수 있다. 2-3번 정도는 쉽게 이길 수 있을 것이고, 어느 정도 하다 보면 레벨을 더 올리고 오라 하니 그때까지 반복. 다시 돈을 증식한 뒤 장비를 구입하되, 일단은 최소한의 장비로 충분하니 돈을 많이 남겨두자. 구울이 출현한 숲의 마을 북부의 묘지로 돌아가 공격 모드로 비석들을 들이받다 보면 중간에 공격이 통하는 비석이 하나 있을텐데, 반격은 받지 않으니 일단 이걸 파괴하고 아직 블랙 크리스탈을 갖고 있다면 버린 뒤 이번에는 남쪽으로 이동한다. 

 

숲의 마을을 지나 남쪽의 성벽문을 통과하면 사막지대로 이어지는데, 사막지대 남서쪽 구석에 2번째 마을이 존재한다. 이 마을은 처음에는 아예 맵에 등장하지 않으며, 1. 비석을 파괴했음 2. 블랙 크리스탈을 소지중이 아님 이라는 2가지 조건을 만족해야 등장한다. 이곳에서는 MAGIC을 늘려주는 가게가 있는데, 미니게임은 없고 단순히 돈을 퍼주는 것으로 해결. 당연한 말이지만 회수를 거듭할수록 요구 금액이 늘어난다. STR을 위해서는 어차피 통상적인 레벨링도 병행해야 하고, STR과 MAGIC을 도핑해 100 이상으로 만들면 대강의 밑준비는 끝난다. 여기까지 정석적으로 노가다를 하며 진행한다면 한세월 걸리겠지만 돈복사를 하면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다만 이 마을에서 배우는 건 마법이 아니라 MP를 늘려주는 것이며, 마법은 레벨을 올리는 것으로 습득할 수 있다. 마법은 F1부터 F5까지의 단축키에 배당되어 있으며, 마법 사용시 공격모드인가 방어모드인가에 따라 발동되는 마법이 달라진다. 일단 공격모드의 마법은 FIRE, ICE, WAVE, MAGMA, FLASH. 이 중 FIRE 외에는 사실 가성비가 별로 좋지 않다. FLASH는 화면의 모든 적에 데미지를 입히지만 이걸 익힐 쯤에 등장하는 적들에겐 간지러운 수준.

 

방어모드 마법들은 이하와 같다. 실제로 게임 진행에 필요한 마법들은 대부분 여기에 모여 있다.

  • F1 REVOLVE: 적의 진행방향을 바꾼다. 하이드라이드 스페셜의 TURN과 같은 마법. 다만 발동은 1/2 확률.
  • F2 SEARCH: 해당 화면의 숨겨진 요소를 발견한다.
  • F3 SLEEP: 화면의 적들을 잠들게 해 방어력을 낮춘다.
  • F4 CLOUD: 위의 강화판. 보스급 몬스터들에게도 통한다.
  • F5 SILENCE: 화면내 적들의 MAGIC을 감소시킨다. 적도 MP를 갖기 때문에 마법 사용을 막는다.

이하 마법들은 단축키가 아니라 캠프 메뉴에서 사용된다.

  • DETOXICATE: 해독.
  • REINFORCE: HP 회복
  • JUMP: 던전에서 위층으로 이동한다. 사용할 수 없는 곳도 있으니 주의.
  • TELEPORT: 숲의 마을로 이동한다.

마지막 마법인 TELEPORT의 습득레벨은 참고로 17. 레벨링은 일단 7-8레벨정도까지 올려 놓으면 지상 파트를 공략하기에 충분하고, 후반부인 지하제국 공략에는 CLOUD를 습득하는 12 이상이 추천된다. 시작하자마자 일단 닥치고 육성부터 해야 하며, 그것도 버그에 꼼수를 동원해야 그나마 할만한 난이도의 게임이 되는 건 그 자체로 쿠소게스런 부분이긴 하지만 생각해 보면 위저드리에서도 머피의 유령을 몇 시간이고 때려잡아야 하고, 초대 울티마에서도 좋은 무기를 얻고 스탯을 올리기 위해 특정 스폿을 몇 번이고 왕복해야 했던 등 괴랄하고 비직관적인 육성법을 요구하는 RPG가 많았던 시대인 만큼 그러려니 하자...

 

 

 

자, 여기서부터 하이드라이드 II를 시리즈 최악의 난관게임으로 만드는 요소들을 짚어보자. 본 게임에서는 게임 진행에 필요한 아이템이나 던전의 계단, 이벤트 발생 포인트, 함정 등 대부분의 요소가 숨겨져 있어 눈으로 분간할 수 없다. 위에서 왼쪽 스크린샷에 표시된 부분에는 열쇠 아이템이 숨겨져 있고, 오른쪽 스크린샷에 표시된 부분에는 다음 층으로 이동하기 위한 계단이 존재한다. 아무런 표식이 없는 건 이 부분들만 그러한 게 아니라 이 게임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구간이 이런 식이다. 그러면 어떻게 공략하는가?

 

1. 수상한 오브젝트가 있다면 무조건 들이받아본다. 1편부터 이어지는 전통적인 방식이다.

2. 마법 SEARCH를 사용한다. 그곳에 숨겨진 통로가 있거나 아이템 등이 있다면 해당 칸이 잠시 붉게 반짝인다.

 

아니 잠깐요. 울티마위저드리도 계단과 상자를 통으로 감추진 않잖아요. 이건 너무한데... 그 대신이라고 할까, 하이드라이드 II에서는 공격, 방어 외에 키보드 0으로 토글 가능한 TALK 모드가 있다. 이 상태에서 오버월드 위를 돌아다니는 NPC들과 대화를 통해 힌트를 얻는 게 본래의 의도인 것 같지만 아쉽게도 대부분의 경우 스토리 진행과 별 관계없는 뻘소리만 한다거나, 힌트 비슷한 걸 주긴 하는데 너무 막연해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 악한 몬스터를 많이 쓰러트려 FORTH를 올려 게이지가 녹색이 되면 좀 더 유의미한 힌트를 들을 수도 있지만 여전히 추상적이고, 어느 NPC가 어느 대사를 해줄 지 알 수 없다 보니 막연하게 아무에게나 말을 걸고 다녀야 하는 것도 문제.

 

아무튼, 어느 정도 육성 노가다가 완료된 뒤에는 사막지대 북서쪽의 탑과 초원지대의 어느 바위를 파괴하면 등장하는 바위 속 던전, 그리고 수로 부분을 통해 접근할 수 있는 수로 던전의 3종류 던전의 공략에 나서게 된다. 공략 순서는 처음 둘은 아무래도 좋고, 이후 수로 던전에 들어가게 된다. 던전에 들어가기 전에 숲의 마을에서 랜턴과 기름을 구입하지 않으면 던전 내에서 깜깜해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된다. 기름은 시간 경과에 따라 소비되며, 랜턴은 장비 아이템이기 때문에 던전 밖으로 나오면 장비를 해제시켜야지 그렇지 않으면 기름을 낭비하게 된다.

 

전작의 미궁이 2화면분 이상은 아니었던 데 비해 본작의 미궁들은 규모가 큰 건 물론 길 자체도 더욱 복잡해졌다. 바위 속 던전은 그 첫 테이스트가 될 텐데, 아이템과 일방통행 워프 및 벽으로 보이지만 통과할 수 있는 비밀통로 등이 상기했듯 육안으로는 확인되지 않기 때문에 꼼꼼히 서치를 쓰며 진행하거나, 아니면 얌전히 공략을 참고하자. 이 미로는 중간에 왕래할 수 없이 완전히 막힌 곳이 있기 때문에 입구에서 워프를 통해 반대편으로 넘어간 뒤 보물과 주문을 얻고 다른 워프를 통해 입구 쪽으로 나와야 한다. 보물상자는 2개. 여기서 얻은 주문은 마법 목록에는 올라가지 않지만 이후 이벤트를 위해 기억해 둘 필요가 있다.

 

탑은 총 5층으로 되어 있으며 계단이 표시되지 않지만 서치를 통해 발견할 수 있다. 일단 발견된 뒤에는 최소한 맵상에 표시되게 해 주었으면 한결 편했으련만... 목표는 5층에 있는 레이저 소드이라는 무기를 입수하는 것. (라이트세이버?) 상대적으로 아직 초반이지만 본 게임 최강의 무기이다. 이걸 얻은 뒤에 팔아버리면 재입수가 안 되는 만큼 앞으로는 돈증식 버그를 쓸 수 없게 되니 그 전에 STR과 MAGIC을 끝까지 강화시켜두자. 추가로 이곳 5층에서 스폰되는 오크를 쓰러트리다 보면 열쇠를 드랍하는데, 열쇠는 딱 필요한 만큼만 존재하기 때문에 하나라도 놓치면 게임 진행이 불가능해진다.

 

 

 

그리고 사막의 마을로 향하는데, 이 마을은 블랙 크리스탈을 소유한 상태에서는 아예 맵에 등장하지 않으니 주의. 사막 마을로 돌아와 왼쪽 아래 구석을 조사하면 주문을 외치라는 메시지가 나온다. 여기에 키보드로 아까 바위 속 던전에서 발견한 주문을 직접 입력해야 한다. 내가 플레이했을 때는 주문이 PURITY였는데 다른 공략에는 HONEST로 나오는 등, 몇 가지 베리에이션이 있는 걸까? 처음엔 알아서 이벤트가 발생할 거라 착각하고 가만히 있었더니 데미지와 독을 맞았다. 이후 마을에 변화가 생겼다면서 오른쪽에 보이는 수로 둘에 들어갈 수 있는데, 좌측은 오버월드의 수로로, 우측은 지하제국으로 이어진다. 일단 지하제국은 나중으로 미루고 수로 던전으로.

 

 

 

수로 던전은 적이 좀 더 까다롭지만 동시에 레벨링 포인트기도 하다. 본 던전에는 열쇠구멍 2개가 있고, 각각 던전 내 다른 지역을 개방시킨다. 안으로 들어가면 AZER라는 보스가 있는데, 한쪽을 쓰러트리면 그린 크리스탈을 얻을 수 있고 다른 하나는 열쇠를 드랍한다. AZER는 첫눈에 보면 사방이 벽으로 막힌 곳에 있어 다가갈 수 없을 것 같지만, 좌우의 벽에 충돌판정이 없어 측면에서 들어가 공격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장소를 조사하면 보물이 나오는데...주인공이 어느 방향을 향한 상태에서 조사하는가에 따라 아이템이 나올 수도, 함정에 걸릴 수도 있다. 나는 처음에 여기서 진행이 막힌 줄 알고 몇 번을 반복하고, 심지어 뭔가 빠진 게 있나 해서 지난 던전들을 다시 돌다가 결국 다시 검색을 해야 했는데... 그 위치에 보물이 나오는 거 맞았다. 이걸 만든 인간의 피는 대체 무슨 색이냐... 여기서 AZER를 쓰러트린 뒤에 보물을 얻지 않고 2화면 이상 벗어났다 돌아오면 부활해 있는데 별로 강하지도 않은 만큼 레벨 노가다의 제물로 쓰는 것도 좋다. 

 

여기서 입수되는 그린 크리스탈은 사막, 숲, 수로 등의 지형에서 받는 데미지를 경감시켜주는 아이템. 이후 지하제국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몬스터들이 워낙 강력하기 때문에 CLOUD로 방어력을 떨구지 않으면 잡을 수 없다. 만약 도저히 힘들다 싶으면 사막 마을 주변의 웜을 잡으면 12레벨에서도 미약하게나마 경험치를 주기 때문에 13레벨까지 올리고 도전하면 약간 낫다. 웜은 선 몬스터기 때문에 FORTH를 포기해야 하지만 어차피 나중에 지하제국으로 내려가면 선 몬스터따위 거의 없다시피 해서 결국 회복되니 큰 문제는 아니지만, FORTH가 바닥나 EVIL 상태가 되면 상점을 이용할 수 없게 되는 만큼 미리 상점만 이용해 두면 된다.

 

 

지하제국 1층. 스타트 지역 북동쪽의 OIL 보급지점과 맵 북서쪽 끝의 탈출용 계단 스폿

아마도 이 게임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레벨링 구간이 바로 여기일 것이다. 일단 12-13레벨 상태에서라면 CLOUD를 사용하지 않으면 적의 뒤통수를 치더라도 대부분의 적을 처리할 수 없다. 거기에 대부분의 구간이 상하좌우가 뻥 뚫린 물바다로 되어 있기 때문에 적들이 랜덤하게 움직이며 지형을 이탈해 버리면 다 잡은 적도 포기해야 하니... 일단 땅 위에서 스폰되는 머드맨이 그나마 가장 약한 적이고, 날아다니는 빅플라이까지도 상대할 만 하다. 크라켄은 CLOUD를 사용하고 배후에서 때린다면 간신히 잡을 수 있는 수준.

 

이쯤에서 하이드라이드 II의 전투 메카니즘에 대해. 엄밀한 검증은 아니고 관찰 데이터일 뿐이니 틀린 부분이 있을 수도 있다. 전작과 달리 방어모드에서는 주인공이 완전히 방어에만 전념하기 때문에 데미지를 아예 입힐 수 없다. 만약 방어모드에서 데미지를 입힐 수 있는 식이었으면 오버월드에서 중립 NPC들을 마구 때려잡고 모랄이 떨어지게 될 테니 어쩔 수 없다. 방어력이 크게 상승하기 때문에 일단 위험하다 싶으면 방어모드로 바꾸면 데미지를 아예 안 받는 건 아니지만 크게 경감된다.

 

공격모드인 상태에서 몬스터와 접촉, 몬스터가 있는 방향을 누르면 전투가 발생한다. 빨간 점멸이 주인공과 몬스터 사이를 오가면서 때로는 주인공이, 때로는 몬스터가 피격을 받는다. 여기서 서로의 공격력(AP)과 방어력(AC)을 비교하며 주사위를 굴리는 것 같은데, 만약 정면에서 싸운다면 적과 주인공이 몇 번이고 깜빡이다 둘 중 하나에 피격 효과가 발생하며 어느 한 쪽의 HP가 깎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CLOUD를 통해 적의 AC를 깎으면 주인공의 공격 성공률이 올라간다. 여기서 레벨이 올라가면 주인공이 적의 AC를 뚫고 공격을 명중시킬 확률이 증가하는 게 아닌가 생각된다. 레벨이 낮은 상태에서는 십수합을 주고받으며 간신히 명중판정을 낼 수 있다면, 레벨이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명중률이 상승한다. 데미지 자체는 아마 STR이나 무기에 의존하는 게 아닐까. 같은 느낌으로 이쪽의 레벨이 올라가면 적의 공격이 실패할 확률이 높아지며, 일정 이상 격차가 발생해 적의 다이스가 어떻게 나와도 주인공의 AC를 뚫을 수 없다면 노 데미지로 격파할 수도 있다. 플레이어에게 가장 유리한 조우형태는 적의 뒤통수나 측면을 노린 상태이며, 정면이라도 캐릭터 스프라이트 반 개 만큼 어긋나 있는 상태가 더 유리하다. 이제와서 이 설명을 하는 건 지상의 적들은 돈 버그를 사용해 장비빨을 세우고 능력치를 도핑한 것 만으로도 대체로 해결되는 수준이라면 지하제국의 적들은 지상에서 다다를 수 있는 최강의 장비와 무기빨을 세워도 힘든 수준이기 떄문.

 

 

왼쪽: 골드 크리스탈, 오른쪽: 레드 크리스탈 위치

사람에 따라서 공략방식은 달라지겠지만 난 여기서 크라켄을 잡으며 17레벨까지 며칠에 걸쳐 노가다를 했다. 며칠에 걸쳐야 했던 건 정말 수십시간씩 걸려서...는 아니고 하다가 내가 지쳐서 딴짓을 하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 일단 15레벨정도까지 올리면 2-3층 구간에서 생존성이 올라가며 (12-13레벨대라면 순삭당한다) 4층까지 내려간다면 17레벨로도 안정이 담보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만랩인 주인공을 순삭시킬 수 있는 적들을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방법은 2가지.

  • 상대하지 않고 도망다닌다. 방어모드에서 죽어라고 도망다닌다.
  • 도핑한다. 지하제국 2층 이하에 있는 각 색의 크리스탈을 모으면 점점 주인공이 도핑된다.

 

지하제국 2층 및 3층은 동일한 레이아웃으로 되어 있다

이미 이 시점에서 분량이 폭주하고 있으니 이하 설명은 최대한 간단하게 하겠다. (어차피 이 글을 보고 플레이하겠다는 사람이 있을 리가 없잖아) 위 지도에 모든 이벤트 포인트나 함정을 표시한 건 아니고, 어디까지나 최소한. 2층에는 퍼플 크리스탈이 있지만 막혀 있어 바로는 들어갈 수 없다. 표시된 지점까지 이동해 3층으로 내려가는 워프를 탄다. 그러면 2층 스타트 지점과 동일한 좌표에서 3층을 통해 우선 골드 크리스탈을 획득한다. 그리고 중앙 지역으로 들어가 워프와 드림 스태프가 같이 있는 지점으로 들어가는데, 안으로 들어가 어느 방향의 벽을 조사하는가에 따라 워프를 밟을 수도 있고 아이템을 발견할 수도 있다.

 

드림 스태프는 적의 마법사용을 반사하는 능력을 갖고 있으며 MP를 올려준다. 여기서 그동안 사용하던 레이저 소드의 역할이 끝나고 앞으로는 스태프를 사용하며 진행하게 된다. 드림 스태프를 얻은 뒤 같은 자리에 있는 워프를 밟으면 내부의 격리된 지역으로 이동하는데, 여기서 다시 JUMP를 사용하면 2층의 퍼플 크리스탈이 있는 곳으로 갈 수 있다. 골드 크리스탈은 공/방/마력을 전체적으로 올려주고, 퍼플 크리스탈은 마력을 크게 올려준다.

 

 

지하제국 4층

지하제국 4층은 '듀얼 던전'이라 불리는 복잡하지만 재미있는 구성으로 되어 있다. 왼쪽이 4층 오모테, 오른쪽이 4층 우라에 해당한다. 이 두 맵이 연결되는 지점은 좌측 모래지형으로 된 곳에서 북쪽을 향해 스크롤 해 나가면 일정 확률로 우라로 맵이 변경되며, 우라에 들어온 상태에서 해당 지형에서 북쪽이 아닌 다른 방향으로 스크롤 아웃하면 오모테로 되돌아온다. 보라색으로 표시된 부분이 한 화면이며, 여기서 어디로 나가는가에 따라 우라와 오모테를 오갈 수 있게 되어있는 것. 이거 괜찮은 기믹인데.

 

4층의 오모테는 오렌지색으로 표시된 것처럼 2개의 지역으로 완전히 분리되어 있어 오갈 수 없으며, 반대편으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3층으로 이동해 다른 지역에서 내려와야 한다. 3층 남쪽을 통해 들어왔다고 전제하겠다.

 

여기서 등장하는 적들이 좀 심하게 흉악해 처음에는 생존 자체가 위험할 수 있지만, 표시된 루트를 따라 우라로 이동해 수로-용암길-수로를 따라 이동해 동남쪽 구석으로 가면 블루 크리스탈을 발견할 수 있다. 블루 크리스탈은 방어력을 크게 높여주며, 플레이트 메일을 장비하고 블루 크리스탈을 얻은 뒤에는 어지간한 적들의 공격을 다 정면으로 받아내도 버틸 만 하게 된다. 블루 크리스탈 오른쪽에 있는 지점에는 워프가 있으니 워프를 통해 이동하며, 드래곤 2마리를 잡고 마지막 열쇠를 확보한다. 가는 길 중간에 있는 리바이브는 죽어도 한 번 부활할 수 있게 해 주는 아이템. 전작의 물약과 동일하다.

 

우라에 있는 동안에는 점프 마법을 사용할 수 없으니 원래 지점으로 돌아와 오모테로 돌아온 뒤 점프 마법으로 3층으로 복귀, 3층 북서쪽 구석에 있는 계단을 통해 재진입한다. 복잡해 보이지만 비비 꼬여 있지는 않으니 맵 남동쪽으로 이동하면 블랙 크리스탈을 발견할 수 있다.아니면 북서쪽 스타트 지점에서 서치를 쓰면 3개의 워프 포인트가 보일텐데, 그 중 아무거나로 들어가면 북동쪽의 만자(卍)가 그려진 곳으로 들어갈 수 있다. 여기서 표시된 곳에 FIRE를 사용하고 그 자리를 조사하면 열쇠를 소비하고 레드 크리스탈을 얻는다. 똑같이 생긴 오브젝트가 다른 곳에도 있는데 꼭 이 지점에 있는 놈에게, 그것도 다른 것도 아니고 FIRE를 맞춰야 한다는 힌트는? 그딴 게 있을 리가 있나... 아무튼. 레드 크리스탈은 공격력을 크게 높여주며, 이후 통상적으로 등장하는 적들은 그냥 정면에서 개싸움을 해도 되는 수준까지 난이도가 떨어진다.

 

 

 

이렇게 6개의 크리스탈이 전부 갖춰졌다면 블랙 크리스탈 포인트 부근에 있는 5층으로 향하는 계단을 타면 되는데 그 전에 체크리스트.

  1. 6개의 크리스탈을 전부 갖고 있다.
  2. FORTH가 녹색이다.
  3. MYSTIC DRUG (흰색 약병) 아이템을 갖고 있다.
  4. 요정을 구출했다.

MYSTIC DRUG의 입수처는 2곳. 하나는 숲의 마을에서 50000G로 구입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블랙 크리스탈을 가진 상태에서 사막에 가면 마을이 등장하지 않게 되는데 이 상태에서 서치로 발견할 수 있다. 사실 지하제국에서 레벨링 하다 보면 돈 50000은 금방 채워지는 만큼 서치로 입수한 건 팔아서 써도 상관없다.

 

요정은 골드 크리스탈을 가진 상태에서 지하제국 1층 북동쪽 구석을 서치하면 빛나는 곳에 가면 발견할 수 있다. 요정이 있는 상태에서 지도에 표시한 5층 계단 지점으로 이동하면 요정이 계단을 발견해준다. 여기서 의문점.

 

하나, 지하제국으로 들어오기 위해서는 반드시 사막의 마을을 거쳐야 한다. 둘, 사막의 마을은 블랙 크리스탈을 보유한 상태에서는 나타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만약 블랙 크리스탈을 지하제국 4층에서 입수해버린 뒤 지상으로 돌아가 버리면 어떻게 되지? 당연히 지하제국으로 돌아오기 위해서는 블랙 크리스탈을 버려야 할 것이며, 그렇다면 5층 입구까지 왔을 때 블랙 크리스탈이 없는 상태가 되는 것 아닌가? ...결론은 그래도 상관없다. 지하제국에서 블랙 크리스탈을 입수한 적이 있는가가 플래그로 기능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블랙 크리스탈은 없어도 5층에 진입할 수 있다.

 

 

바랄리스와의 재회와 본작의 보스인 이블 크리스탈

 

아무튼. 5층으로 내려오면 전작의 최종보스였던 바랄리스가 잡몹처럼 여럿 등장하며 가끔씩 마법으로 공격해 귀찮게 한다. 하지만 굳이 공격할 필요 없이 그냥 무시하고, 배경에 있는 석상들을 조사하다 보면 주인공이 크리스탈들을 그 위에 올려놓는다. (인벤토리상에는 여전히 보유한 것으로 간주되며 크리스탈의 능력치 버프도 계속 유지되니 안심.) 블랙을 제외한 모든 크리스탈을 올려놓고, 화면 중앙의 유니콘을 좌우로 밀면 본작의 보스인 이블 크리스탈이 등장한다.

 

이 이블 크리스탈의 공략법도 이걸 무슨 수로 알아내나 싶은데... 일단 위에서 언급한 흰 물약을 먹고 투명인간이 된 상태에서 이블 크리스탈을 상대로 비비다 보면 격파된다. 이블 크리스탈의 체력이 표시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지금 내가 공격을 하고 있는 건지도 애매한 상태에서 엔딩 메시지가 나오니 좀 묘한 기분이 든다. 아, 이 흰 물약을 먹기 전에는 반드시 블랙 크리스탈을 버려야 한다. 이걸 소지한 상태에서 흰 물약을 먹으면 아무런 효과가 없다. 이것도 함정인 것 같은게, 5층 입구 바로 옆에 중요해 보이는 장소에 블랙 크리스탈을 놓아두면 왠지 필수일 거 같은 느낌이 들잖아. 이 사악한 인간들.

 

그래, 하이드라이드 II는 명작은 아니라도 역작임은 분명한 것 같다. 몸통박치기로 전투를 진행하는 액션RPG에서 주인공과 적 캐릭터가 절반만 겹치게 하는 포지셔닝이 가져오는 절묘한 전략성과 액션성은 모 빨간머리가 원조라고 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그건 팔콤의 프로파간다고, 상술했듯 두 편 모두에 해당되는 특징이다. 굳이 말하자면 여기서 하이드라이드는 포지셔닝의 전략성에 중심을 두었다면 이스는 빠른 페이싱에 시원시원한 느낌을 중시했다는 느낌?

 

사실 게임 내에 힌트가 부족한 부분도 어느 정도는 시대적인 부분이 있겠지. 드루아가의 탑, 미궁조곡, 슈퍼 핏폴같은 게임들이 발매되는 건 물론이고 오히려 인기작 반열에까지 들던 시대였고 (슈퍼 핏폴은 아닌가...) 유저 입장에서도 공략정보를 어딘가에서 공급받을 수만 있다면 게임 내의 정보부족 정도는 눈감아줄 수 있다는 스탠스였다면 하이드라이드 II도 딱히 문제가 되지 않...는 정도까진 아니고 당대 기준에서도 좀 과한 편인 건 사실일 것이다.

 

이게 서치를 사용해서 반짝이는 부분이 있다 해도 알 수 있는 건 거기에 뭐가 있다는 것 뿐 그게 뭔지는 알 수 없다. 뭔가 있다 싶어 가 보면 데미지를 입는 함정인 경우도 있고, 더 악질적이게도 아무런 반응이 없는 지점들도 간혹 서치에 반응한다는 것이다. 일부러 섞어놓은 false alarm인 셈인데, 이게 선행 이벤트로 플래그를 세우고 나중에 다시 와야 하는 지점인지 아니면 정말 아무런 의미 없는 반응인지를 알 수 없다.

 

 

 

하지만 거기까지 다 그러려니 한다 하더라도 가장 힘든 건 늘어지는 페이싱. RPG에서 레벨 노가다가 필요한 거 자체는 별 문제가 안 된다고 치더라도... 본작의 적들은 이쪽의 공격에 반응하는 게 아니라 랜덤하게 방향을 바꾸며, 가로막는 지형이 없다면 화면 밖으로 나가버린다. 주인공이 화면을 이탈했다 돌아오면 아까의 그 적들이 그대로 남지만 (2화면 이상 벗어나야 리셋된다) 적이 자발적으로 화면 밖으로 나가버리면 더 이상 추적할 수 없다. 그런데 이게 그나마 서너번 안에 공격해서 적을 쓰러트릴 수 있다면 모를까, 경험치를 약간이라도 드랍하는 모든 적이 7, 8회 이상의 히트를 성공시켜야 한다면 어떨까. 레벨을 올리고 싶어도 빠르게 움직이는 적들이 화면을 이탈해 버리는 걸 계속 놓치게 된다.

 

내가 지하제국 1층에서 크라켄만 죽어라 잡았던 것도, CLOUD로 방어를 깎고 덤벼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2층으로 내려가 만나는 적들을 상대해 봐야 공격을 성공시켜야 하는 회수는 비슷한데 이동속도는 빠르기 때문에 내가 다 때리기도 전에 화면을 이탈해 버리고, 반대로 좁은 통로가 많은 지역에서 적과 조우해버리면 이쪽이 살아남지 못한다. 그에 비해 지하제국 1층은 맵 대부분이 지형 장애물이 없는 물바다라 움직이는 크라켄의 뒤로 돌아가 사냥을 시도할 수 있고, 상황에 따라 도망치기도 쉽기 때문.

 

하지만 적의 이동방향은 언제든 랜덤하게 바뀔 수 있기 때문에 어느순간 데미지를 입게 되고, 그렇지 않더라도 좁은 통로에서 적을 만나면 이쪽도 피를 보지 않을 수 없다. 자,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HP 소비량에 비하면 회복 아이템이나 마법의 회복량은 정말 적어 딱 당장 그 자리에서 죽지 않고 방어모드 상태로 도망갈 수 있을 만한 수준. 그렇다면 풀회복을 위해서는 안전한 곳으로 돌아가 자연회복을 기다려야 하는데, 당연하게도 레벨이 올라가면 HP 총량이 늘어나고, 빨피로 도망친 주인공이 만피를 채우기까지 기다려야 하는 시간도 길어진다. 다 잡은 적을 놓쳐버릴 때의 빡침, 그리고 그러다 쥐어터져 도망친 뒤의 강제 대기시간. 이 두 가지 요소가 정말 적극적으로 레벨링을 방해하고 플레이어를 돌아버리게 하며, 내 하이드라이드 II에 대한 불만의 70% 정도는 여기에 기인한다.

 

그 외 20%는 서치에 대한 과도한 의존, 10%는 지나치게 복잡하고 배배 꼬인 던전의 구조. 그나마 이 두 가지가 30%에 머무른 건 이건 그나마 외부정보를 가져오는 것으로 어느 정도는 해결되는 문제기도 하고... 그래도 견딘 건 일단 노가다가 대충 정리된 후에는 분명 즐기면서 플레이할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만. 응, 그래. 그래도 이건 아니지. 고민 많이했지만 현대인의 기준에선 쿠소게 맞는 거 같아. 아무리 매운 맛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불닭소스를 병나발을 불진 않는다고. 이렇게 숨겨진 요소의 과용으로 점점 정신나간 방향으로 진화하던 일본의 액션RPG에 브레이크가 걸리기 시작하는 건 이스를 기다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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