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tiusza #10 봄바 쿰 라우데

Bomba Cum Laude

봄바 쿰 라우데 (2022)

 

전작인 #01 미로미나와 #02 카카카붐!에서 직접적으로 이어지는 스토리. 단지 집에 가려는 것 뿐이지만 극단적인 길치라는 것 외에 사실 별다른 설정이 없는 미나와 카카카붐! 에서 이름없는 주인공을 도우며 등장한 모카를 더블 주인공으로 한 게임으로, 게임 메카닉상으로는 소코반과 봄버맨을 하나로 합친 구성이다. 화면상에 보여지는 상자들을 빨간색 혹은 파란색 원으로 밀어넣으면 폭탄이나 쇠사슬 아이템을 얻을 수 있으며, X버튼을 사용하면 폭탄, 상자 앞에서 O버튼으로 체인을 사용할 수 있다. 보통은 소코반 규칙대로 상자는 밀 수만 있고 당길 수는 없지만 상자 앞에서 체인을 사용하면 1회 당기는 것이 가능하다. 

 

15개를 연달아 올리기에는 왠지 도배하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며칠 텀을 두려고 했던 게 며칠이 아니라 한달 반이 지나 있으니 잊어버리기 전에 다시. PICO-8의 모든 게임처럼 게임패드를 기본적으로 지원하며, 키보드로 플레이할 경우 방향키와 Z, X가 2개의 버튼으로 배정되어 있다. 브라우저 및 모바일 플레이 링크는 여기.

 

상자는 폭발시켜도 클리어 조건이 성립한다

스테이지 클리어의 조건은 맵상에 상자가 더 이상 남아있지 않을 것, 혹은 보스전 스테이지에서는 보스를 격파할 것. 상자를 제거하는 스테이지에서는 소코반 식으로 상자를 전부 밀어넣어도 되지만 폭탄에 여유가 있다면 그냥 다 폭파시켜 날려버려도 무방하다. 기본 잔기는 5개로 시작하며 돌아다니는 적들에게 닿거나 자기 폭탄의 폭발에 말려들면 미스.

 

미스시 상자와 적은 전부 부활하지만 파괴가능한 블럭들은 파괴된 상태 그대로 유지되며, 폭탄 10개가 추가된다. 미스 직전의 플레이 상태에서 그대로 이어서 하게 하는 것도 가능했겠지만 굳이 상자와 적들을 부활시킨 건 모티브가 된 봄버맨과 달리 폭탄이 유한한 자원이기 때문이다. 폭탄의 수급 자체는 제법 여유롭게 설정해 평범하게 진행하면 모자랄 일은 없으리라 생각하지만 만에 하나 클리어 불가능, 패배 불가능한 상태가 되지 않도록 하려는 수단. 사실 1. 적이 없는 상태에서 2. 상자를 밀어넣기 위해 폭탄으로 루트를 제거해야 하는데 3. 일부러 폭탄을 전부 낭비하면 클리어할 수도, 패배할 수도 없는 상태를 만들려면 만들 수는 있지만 어디까지나 평범하게 플레이한다면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다만 역시 소코반과 봄버맨을 합치는 건 좀 무리한 시도였던 느낌도 드는데, 폭탄을 봄버맨처럼 무한정 쓸 수 있게 하면 소코반 요소가 무의미해지고, 그렇다고 폭탄으로 상자를 파괴할 수 없게 만들면 미스가 날 때마다 처음부터 스테이지의 소코반을 처음부터 플레이하게 해야 하고, 이런저런 조정을 시도해 보다가 두 요소를 양립시키면서 클리어 불가 상태에 빠지지 않게 하기 위한 타협책이 상자 부활 + 봄 추가. 이상적이진 않지만 달리 다른 방법이 떠오르지도 않았다.

 

 

 

게임은 총 7스테이지로, 4화면분의 통상 스테이지 4개와 1화면분의 보스전 스테이지 3개로 구성되어 있으며 처음에는 미나 혼자이지만 중반 이후 모카가 동료가 된다. 동료가 된다고 해도 아이템을 추가로 공급해주고 뒤를 따라다니는 것 외에는 게임상으로는 딱히 역할이 없긴 하지만. 

 

처음에는 복잡한 설정을 넣을 생각은 없었지만 다른 게임들이 기본적으로 평화로운 세계에서 아무래도 좋은 사소한 아웅다웅을 그리는 반면 카카카붐! 쪽은 텍스트는 유머러스하게 쓰려 했지만 스토리 배경 자체는 살짝 시리어스한 편이어서 아예 다른 나라라는 식으로 설정을 변경, 마토가 제국이라는 가상의 섬나라로 설정을 변경하고 카카카붐! 의 스토리도 여기에 맞춰 벙게링 제국에서 마토가 제국으로 변경되었다. 마토가 측 인물들이 라틴어를 사용하는 건 외국이란 분위기를 내면서 현존하는 국가를 연상시키지 않게 하려는 의도였다. 

 

아쉬운 부분이라면 적의 AI. 잡몹들은 단순히 일정 방향으로 이동하다가 벽에 부딪히면 랜덤하게 다른 방향으로 방향을 전환할 뿐이지만 보스인 시노아는 좀 더 전략적인 움직임을 보이게 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도 드는데, 단순히 내 기술부족으로 그저 방황하다 쓰러질 뿐인 존재가 되었다. 위 GIF에서처럼 이동방향에 폭탄을 놓으면 도망칠 생각도 않고 그대로 직진하다 폭발에 말려드는데, 적어도 폭탄을 피하는 정도의 판단은 시켰어야지 싶은데... 사실 초기버전에서는 보스인 시노아가 공격을 하면 갑자기 퍼포먼스가 심하게 나빠지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아예 공격기능을 삭제한 채로 공개했는데, 역시 이건 아니다 싶어서 다시 몇 번이고 코드를 재작성하며 문제를 어느정도 해결해 업데이트한 게 그나마 현재 버전. 덕분에 더 이상 시노아를 건드렸다가 또 퍼포먼스 문제가 재발할까봐 이 정도 선에서 타협하고 말았다. 이렇게 '더 망가지기 전에 이정도 선에서 타협하자'가 겹치면서 쿠소게가 만들어지는 거겠지.

 

Katiusza #02 카카카붐!

Katiusza #12 거울미로 봄버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