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젤리크 스페셜 (1994 SFC, 1996 PS1)
이전까지 시뮬레이션 게임을 주로 내놓던 코에이가 네오 로망스 레이블로 내놓아 오토메 게임 장르의 서막을 열게 된 게임. 육성이나 연애 요소를 게임으로 만든 건 오래되었지만 여성 주인공의 시점에서 남성들과 연애한다는 오토메 장르의 시초로 종종 꼽히는 작품이다. 최초 발매는 1994년 슈퍼패미컴용 안젤리크. 이후 보이스와 FMV 컷신 등을 추가한 이식작들이 안젤리크 스페셜이라는 이름으로 발매되었고 그 중 PC판은 한국에서도 정식 발매되었다. 이 글은 1996년 PS판 기준으로, 그래픽적으로는 PS 해상도에 맞춘 것 외에는 SFC판과 큰 차이가 없다.
스토리는 어느 판타지 세계의 평범한 여학생인 주인공이 대뜸 차기 여왕 후보로 선발되어 라이벌 로자리아와 함께 행성 개발로 경쟁하게 되며 시작한다. 갑자기 스케일이 커진다 싶은데, 사실 이 게임에서 여왕은 한 나라도 아니고 무려 우주 단위를 다스리는 존재이니 행성 하나쯤이야. 이를 위해 9명의 '수호성'들의 조력을 받게 되며,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이들을 철저히 이용해먹고 여왕의 자리를 차지할 수도 있고 그 중 하나를 선택해 여왕 자리를 포기하는 대신 연인으로 맺어질 수도 있다. 이 수호성들은 처음에는 누군가가 부탁을 해야 거기에 응해 개발을 도와주지만 친밀도가 일정 이상 쌓이면 자발적으로 개발을 도와주거나 라이벌의 개발을 사보타주해 주니 여왕을 노린다면 문어발 어장관리가 필수화된다.
하지만 그렇다고 어장에서 파닥대는 남주들이 딱히 불쌍하게 느껴지지도 않는 게, 플레이어가 신경을 안 써주면 라이벌에게 한눈을 팔기도 하고 아예 그쪽으로 넘어가기도 하는데다 대화 선택지만 잘 고르면 첫 데이트부터 노골적인 작업멘트를 던지는 플레이보이들이기 때문이다. 아니, 플레이보이보다는 애정결핍이란 느낌에 가까울지도. 덕분에 판타지 순정만화같은 분위기와 대조적으로 플레이 자체는 여왕벌 두마리의 어장 쟁탈전이라는 막장 드라마 전개... 라고 하면 팬들한테 혼날까.
어느 게임이 그렇지 않겠냐마는 안젤리크도 육성 시뮬레이션의 특성상 처음 플레이하면 제대로 된 엔딩을 보긴 힘들다. 육성 시뮬레이션은 결국 숫자를 비교하고 부등호 방향이 어디로 가냐에 따라 결말이 달라지는 냉혹한 장르인데 그 숫자 어디쯤을 노려야 하는지도 처음엔 알 수 없으니까. 우선 오프닝이 끝나면 플레이어와 라이벌 로자리아의 궁합을 체크하자. 상성을 통해 어느 수호성과 관계를 올리기 쉬울지, 누가 로자리아에게 들러붙게 될 지를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기도 하고 자기 대륙의 백성과의 상성을 확인해 로자리아 쪽이 더 높다면 그만큼 로자리아가 강한 라이벌이 된다는 의미이니 주의. 그 차이가 너무 크지만 않다면 한 자리수 정도는 무시해도 상관없긴 하다.
이하는 어느 일본 공략사이트에서 발췌한 정보. 누군가를 노려서 공략하고 싶다면 참고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연애엔딩을 보기 위해서는 112일 이상이 경과해야 하며 점집에서 행동력을 소비해 상성을 높이는 것도 가능하니 초기 상성치가 낮더라도 시간은 넉넉하다.
- 줄리어스: A형 목양, 사수, 산양 (상성 94)
- 클라비스: O형 게, 전갈, 산양 (상성 92)
- 란디: A형 목양, 사수 (상성 94)
- 류미에르: O형 목양, 게, 처녀, 산양 (상성 92)
- 오스카: B형 목양, 사자, 사수 (상성 92)
- 마르셀: AB형 목양, 게, 전갈, 물고기 (상성 98)
- 제펠: AB형 목양, 사자, 천칭, 물병 (상성 98)
- 올리비에: A형 쌍둥이, 천칭 (상성 94)
- 루바: B형 게, 처녀, 물고기 (상성 92)
게임 내에서 취할 수 있는 유의미한 행동은 대개 하트를 소비하며, 처음 게임을 시작했을 때는 플레이어와 로자리아 모두 4개로 시작한다. 신전으로 찾아가 수호성 남주들과 평범하게 대화를 하면 2개, 개발에 힘을 보태달라 요청하면 얼마나 힘을 보내는가에 따라 2개 혹은 4개의 하트를 소비한다. 여왕이 되기 위한 시험에 이기길 원한다면 하트를 지속적으로 소비해 개발을 계속해야 하며, 개발 과정 자체는 턴 사이에 컷신으로 이루어진다.
여기에 게임 내에서 28일이 지날 때마다 현직 여왕이 나타나 중간평가를 실시한다. 최초의 평가조건은 누구의 대륙에 더 많은 건물이 들어섰는가인 만큼 초반에는 개발에 전력을 다하는 게 좋고, 그 다음에는 남주들 사이에서의 인기투표. 이후 두 가지 조건의 평가가 28일마다 반복되며 승리한 쪽에게 하트 최대치가 +1 늘어나 최대 8개까지 늘어난다. 중간평가에서 계속 우위를 유지한다면 게임 후반에 주인공의 하트가 8개인데 라이벌은 4개에서 늘어나지 못하게 되고, 라이벌의 2배 분의 행동을 하게 되니 이쯤 되면 작정하고 지려 해도 지기 어려울 정도의 차이가 벌어지게 된다.
데이트 이벤트는 직접 찾아가 불러낼 수도, 상대가 찾아오는 걸 기다릴 수도 있다. 직접 찾아가려 할 때는 일요일에만 가능하지만 상대가 찾아오는 건 요일을 가리지 않으며, 여기에는 랜덤성이 있다. 세이브를 하고 자면 다음날 아침에 제펠이 올 수도 있고 올리비에가 올 수도 있으며 아무도 오지 않을 수도 있는 식. 이게 상당히 귀찮은데, 이미 최대 친밀도 200을 찍었고 딱히 걔랑 엔딩 볼 생각도 없는 어장의 물고기가 하루가 멀다하고 찾아오기도 하기 때문이다.
데이트 장소는 자기 방, 공원, 호수의 3곳. 가장 효율이 높은 곳은 공원이지만 도중 5회에 걸친 수호성들의 질문에 전부 정답으로 답해야 최대 친밀도를 쌓을 수 있다. 이 질문들이라는 게 '여왕 후보는 힘들지 않니?' 같이 그 수호성의 구미에 맞는 정답이 정해져 있어 족보화가 가능한 질문도 있는 반면 '현재 대륙의 인구는 xxx명 이상인가?' 라는 식으로 게임 내 상황에 따라 변동하는 것들도 있어 매 턴 자기 전에 세이브가 필수. 그러나 세이브를 했다 해도 누가 찾아오는지 마는지, 혹은 내가 찾아가서 데이트를 신청했는데 상대가 받아줄지 안 받아줄지는 랜덤이기 때문에 성질이 날 수도 있다. 이번엔 PS판으로 하면서 상태저장으로 넘겼지만 옛날에 윈도우즈판은 이걸 어떻게 했는지 몰라 진짜.
사실 데이트를 하더라도 선택지 자체가 적고 이벤트도 반복적이기 때문에 그나마 문어발이 아니었다면 같은 이벤트만 반복해 보며 심하게 단조로웠을 뻔한 게임이다. 남주의 수가 많은 대신 하나하나의 밀도는 낮은 느낌. 여기에 친밀도를 올리다 보면 해당 캐릭터와의 엔딩 플래그를 형성하는 3단계 연애 이벤트가 발생하는데 이 이벤트들은 친밀도 200인 상태에서 호수에서 데이트할 때 주변에 아무도 없을 경우 발생할 확률이 있으며, 2단계 이후는 112일 이후에만 발생한다.
...그러나 이 2단계 이벤트가 발생했을 때 제시되는 질문에 대답하지 못할 경우 그 연애는 끝나버린다. 다른 아무도 없이 단 둘만 있어야 이벤트가 발생하는데, 플레이어가 직접 데이트를 요청하러 가는 길에 숲에 들르면 연구소와 점집의 NPC 파스하와 사라가 있는 걸 발견할 수 있다고 한다. 이후 데이트를 걸면 그 날은 호수에 아무도 없게 되니 이를 통해 조절할 수 있다고. 이건 클리어 이후 추가로 조사하다 알게 되었다.
보통 능동적으로 불러낼 수 있는 건 일요일 뿐이지만 하트 5개를 사용해 호수에 있는 폭포에서 '기도한다'를 선택하면 랜덤으로 어느 수호성이 등장한다. 랜덤이긴 하지만 평일에 불러낼 수 있는 방법. 소환된 수호성과 다른 조건이 만족된 상태에서 '만나고 싶었다'를 선택하면 연애 이벤트나 엔딩을 발생시킬 수 있다.
- 여왕 ED: 플레이어가 먼저 중앙의 섬에 건물을 세운다.
- 보좌 ED: 로자리아가 먼저 중앙의 섬에 건물을 세우고, 로자리아의 친밀도 100 이상.
- 대륙 ED: 로자리아가 먼저 중앙의 섬에 건물을 세우고, 로자리아의 친밀도 100 미만 OR 보좌관 거부. 건물 35채 이상에 자기 대륙 백성들의 친밀도 100 이상.
- 연애 ED: 호수에 아무도 없는 상태에서 친밀도 200의 상태로 112일 이후. 연애 이벤트 2단계가 발생시킨 뒤 고백하거나 고백받으면 해당 캐릭터와의 연애 엔딩.
- 귀향 ED: 상기의 모든 조건을 받아들이지 못했을 경우.
- 시간제한 ED: 999일째가 되도록 중앙 섬에 아무도 건물을 세우지 못했을 경우. (누가 이걸 시도한 건지...)
그러나 상기한대로 친밀도와 다른 플래그가 다 만족된 상태라도 해당 캐릭터가 데이트를 받아줄 것인지, 받아준다 하더라도 호수에 아무도 없이 단 둘이 될 수 있을지, 고백 선택지가 떴다 하더라도 그걸 상대가 받아줄지 등은 전부 랜덤이다. 이걸 난이도랍시고 만들었다면 사실 너절한 디자인인데, 원하는 결과가 나올 때까지 유저가 세이브로드를 반복할 게 예상된다면 그냥 그 랜덤성은 빼고 한 번에 되도록 만드는 게 좋다. 시간 낭비일 뿐이야.
안젤리크는 데이트 이벤트의 종류가 좀 지나치게 한정적이고 개발 파트도 누가 더 많은 수호성을 움직이게 하는가에 따라 단순하게 수치화되기 때문에 단조롭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그나마 그걸 문어발 어장관리로 매일 데이트 상대를 바꾸는 걸로 조금은 보완된 느낌. 그런 면에서는 여성향 판타지를 제대로 저격한 작품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는데, 상기한 이벤트 발생의 랜덤성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것만 좀 어떻게 되었다면 정말 명작이라 느껴졌을지도 모르는데, 코에이는 생각이 반대인지 이 랜덤성을 이후 시리즈 특징으로 고정시켜 버린다. 무슨 지거리야.
안젤리크 듀엣 (1998 PS1)
코에이의 안젤리크 사골전설의 시작과 같은 작품. 차세대 하드웨어로 이식하며 보이스나 FMV 컷신을 추가한 안젤리크 스페셜이 PC-FX로 등장한 지 3년만에, PS/SS 기준에서는 2년만에 나온 개량판이다. 가장 큰 변경점은 원작에서 살짝 밉상 느낌이었던 도도한 라이벌 로자리아가 플레이어블 캐릭터로 승격했다는 점. 로자리아로 플레이하면 원작의 주인공이었던 안젤리크 리모쥬가 라이벌이 되며, 물론 여전히 안젤리크로 플레이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래도 이번 작품부터 드디어(?) PS에 걸맞는 비주얼을 보여준다는 느낌도 든다. PS용 안젤리크 스페셜은 SFC판의 그래픽을 그대로 가져오다시피 했지만 이를 듀엣에서는 전부 새로 고쳐그려 전체적으로 훨씬 미려해진 인상이다. 기본적인 시스템들은 동일하며, 여기에 두 여주인공 사이의 이벤트가 여럿 추가되었지만 백합은 물론 우정 엔딩같은 게 새로 추가되진 않았다. 엔딩의 종류 자체는 원작과 동일하고 그나마 비슷한 건 라이벌을 여왕으로 만들고 자기는 보좌관이 되는 것이겠지만 그건 스페셜에서도 가능하잖아.
그 외에도 소소한 요소들이 추가되었는데, 간단히 요약하자면 일단 데이트의 베리에이션이 소폭 늘었다. 전체적으로는 전작과 거의 같지만 공원 데이트의 2지선다 선택지 일부가 3지선다가 되어 찍어 맞추기가 좀 더 힘들어졌으며, 질문의 내용은 같아도 어째선지 안젤리크인가 로자리아인가에 따라 원하는 대답이 달라지니 새로 공략해야 한다. 여기에 조건에 따라 특정 수호성에게 편지를 써서 데이트 약속을 미리 잡거나, 선물을 하거나, 수호성들이 잃어버린 물건을 찾아주는 등의 소소한 이벤트들이 추가되었다.
추가 데이트 이벤트로 가끔, 아마도 친밀도가 일정 이상인 상태에서 공원 데이트를 가면 사람이 많다며 수호성들만이 갈 수 있는 비밀 카페로 데려가주는데 여기서 주문할 때 그 수호성의 취향에 따라 주문하면 친밀도가 추가로 상승하기도 한다. 그 외에에 추가된 데이트 장소로 가끔 수호성이 찾아와 데이트를 걸어오면서 폭포 옆 출입금지 구역 너머 꽃밭에 데려가기도 하는데, 이 카페나 꽃밭 이벤트가 발생한 뒤에는 답례의 편지를 써 다음 데이트의 약속을 잡을 수 있으나... 굳이 그 수호성에게 보낼 필요 없이 다른 수호성에게 보낼 수도 있다. 아니 지금 뭐하는 거야 이 여자가.
선물은 토요일에 공원을 혼자 방문하면 구입할 수 있다. 하트 1을 소모하니 대륙에 다녀온 뒤 하트가 남았을 때 방문하면 적당. 이미 다른 선물이나 과자를 갖고 있는 상태에서는 다른 아이템을 입수할 수 없으며, 선물은 일요일에 데이트를 걸 때 전달할 수 있고 이후 그 수호성을 찾아가면 선물이 탁자 위에 놓여있는 걸 볼 수 있다. 그 외에 주중에 대륙을 방문하면 제빵 재료를 얻을 수 있고 이 재료들을 조합해 과자를 구울 수 있으며, 두 주인공의 레시피가 서로 다르다.
- 안젤리크
- 와플: 버터, 설탕, 계란, 밀가루
- 도넛: 버터, 설탕, 계란, 밀가루, 베이킹파우더, 꿀
- 허니 쿠키: 버터, 설탕, 계란, 밀가루, 꿀
- 로자리아
- 리프파이: 버터, 설탕, 계란, 밀가루
- 머핀: 버터, 설탕, 계란, 밀가루, 베이킹파우더, 우유
- 마들렌: 버터, 설탕, 계란, 밀가루, 베이킹파우더
여기에 일요일에 수호성과 데이트를 하면서 1. 라이벌이 공원에서 데이트중이 아님 2. 다른 수호성이 공원에 없음 조건을 만족하면 3회까지 대화 내용이 달라진다. 그러나 특정 캐릭터의 추가 이벤트를 컴플리트 하려는 게 아니라면 게임 자체가 세이브로드 신공을 요구해서 그렇지 어렵진 않으므로 적당히 해도 무방.
사실 듀엣에 추가된 이상의 요소들은 큰 차이는 아니지만 그나마 스페셜의 단조로움을 조금이나마 보완할 수 있고, 또 라이벌 로자리아가 플레이어블 캐릭터가 된 점도 단순히 생각하면 이벤트나 엔딩의 가지수가 안젤리크 분, 로자리아 분으로 2배가 된 셈. 여기까지만 본다면 순수한 업그레이드판이기 때문에 지금 안젤리크를 다시 플레이한다면 (물론 일본어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스페셜보다 듀엣을 권하고 싶어지지만... 한 가지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 남는다.
그건 바로 라이벌이 너무 무능하다는 것. 개발을 열심히 하는 것도 아니고, 연애를 하는 것도 아니고, 대체 뭘 하며 시간을 보내는 건지 알 수 없는 행동을 보인다. 스페셜 플레이때는 그래도 라이벌 로자리아가 게임 종료까지 50채 이상의 건물을 지으며 제법 라이벌다운 모습을 보인 것에 비해 여기서는 기운이 빠질 정도로 무능한 모습을 보여 실망감을 남긴다.
스페셜은 사실 꼼수 없이 제대로 플레이한다면 그놈의 난수 요소 때문에 결코 쉽지 않은 게임이었을텐데, 어쩌면 그래서 난이도를 낮춘 걸까? 하는 생각도 든다. 혹시 이번 플레이에서 안젤리크의 상성이 랜덤으로 나쁘게 생성되었나... 생각에 새 게임을 하면서 이번에는 안젤리크를 선택해 처음 28일분을 진행해 보았지만, 이번엔 라이벌 로자리아가 그 28일간 단 한 채의 건물도 세우지 못했다. 듀엣의 라이벌 알고리즘에 문제가 있나.
덕분에 스페셜 감각으로 진행하면 너무 압도적일 만큼 쉬워졌는데, 반대로 생각하면 공원 데이트의 귀찮은 면접질문을 회피하고 친밀도 증가치는 다소 낮지만 안전빵인 호수 데이트만 반복하며 적당히 진행해도 일수는 더 걸리겠지만 큰 어려움 없이 진행할 수 있을 듯 하다. 그런데 그래도 라이벌이 하루가 멀다하고 다른 캐릭터를 쫓아다니다시피 하며 자기 편이 되어줄 수호성 하나를 찾지 못할 정도로 머리가 나빠진 건 좀 심했어.
전체적으로 초대 안젤리크는 캐릭터는 충분히 매력적이지만 게임성 면에서는 많이 아쉬운 게임이라는 인상이다. 지금 되돌아보면 육성 파트를 좀 더 본격적으로 만들어 봤어도 좋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수호성들이 힘을 더해주면 플레이어가 그 힘을 자원으로 도시건설이나 갓 게임 느낌으로 자기만의 개성을 살린 방향으로 대륙을 개발한다던가. 액트레이저에서 액션 파트를 연애 파트로 교체한 느낌으로? 아니면 이렇게 대놓고 문어발 어장관리를 요구하는 게임인 이상 도키메키 메모리얼의 폭탄처럼 데이트를 다른 수호성에게 들켰을 때의 패널티를 좀 더 키웠어도 게임으로서 긴장감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었을 것 같고. 접근성을 높이고 누구나 쉽게 할 수 있게 만든다는 컨셉이었을 지도 모르지만 그렇다면 그놈의 랜덤성을 어떻게 했어야 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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