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ce Invaders

스페이스 인베이더 (1978 Arcade)

 

1978년에 타이토에서 발매한 아케이드 게임. 본국인 일본에서 어마어마한 인기를 얻으며 이 게임만 잔뜩 들여놓은 '인베이더 하우스'를 곳곳에 난립시켜 아케이드 게임의 전성기를 열었고, 북미에서도 팩맨 이전 최대의 히트작으로 아케이드는 물론 아타리에 의해 2600에 이식되며 하드웨어를 견인, 비디오 게임의 유저층을 크게 늘린 작품이면서 동시에 80-90년대에 걸친 일본 게임들의 북미시장 '인베이전'의 시발점과 같은 게임이기도 하다. 한국에서는 아케이드에 불을 지핀 게임이 이보다 한 세대 뒤인 갤러그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존재감이 약한 느낌이지만.

 

등장 직후부터 무수한 카피 게임들이 쏟아졌고 당시 존재했던 유명 스튜디오들 중 인베이더를 만들지 않은 곳을 찾기가 더 힘들 정도이며, 현재까지도 게임 제작 초보들이 연습용으로 흔히 만들어 보는 게임들 중 하나. 80년대 초 게임을 뒤적이다 보면 발에 채이듯 걸리는 게 인베이더 클론인 만큼 한 번은 짚고 넘어가야겠다 싶었다.

 

 

아타리의 아케이드용 PONG (1972) 및 건파이트 (1975)

스페이스 인베이더PONG브레이크아웃의 계보를 잇는 게임이다. PONG과 같은 테니스 게임은 두 플레이어 사이에서 공이 오가며 상대가 쳐낸 공을 받아내고 상대가 받아내지 못하도록 화면 반대편으로 보내는 것이 목적이지만 초창기에는 AI가 없어 2인용만 가능했다. 이후 위에 함께 보여진 건파이트처럼 상대 플레이어를 쏘는 것으로 컨셉을 변경하고 전략성을 높이기 위해 엄폐물을 추가한 대전 게임도 등장했는데, 2명의 플레이어가 존재하고 그 사이를 공 대신 총알이 오갈 뿐 기본적인 디자인은 동일함을 볼 수 있다.

 

그러나 건파이트 같은 게임을 싱글플레이어로 바꾸려면 플레이어의 행동에 따라 실시간으로 반응하는 기본적인 AI를 필요로 하며 하드웨어적인 한계는 물론 소프트웨어적인 노하우도 부족했던 당시에 인간과 대전하는 느낌을 주는 작품을 만들기는 어려웠다. 인간과 동등한 대전이 가능한 AI는 지금도 쉬운 게 아니니까. 그렇다면 발상을 전환해 본다. 테니스를 하고 싶은데 상대가 없다면 벽을 상대로 치며 스쿼시를 하는 것처럼 한쪽 벽을 막아버리고 공이 튕겨나오게 한 뒤 이를 패들로 받아내는 게임을 디자인하면 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게임이 브레이크아웃. 1P와 2P의 대칭적 대전요소를 버리고 파괴 가능한 블록들을 추가했는데, 이 블록들은 단순한 스코어 요소가 아니라 반대쪽 '벽'을 울퉁불퉁하게 만들어 공이 매번 각도로 튕겨져 돌아오게 만들어 간단한 코드 몇 줄로 마치 인간과 PONG으로 대전하는 듯한 게임플레이를 만든 것이다.

 

 

역시 아타리의 아케이드용 브레이크아웃 (1976) 및 아발란치 (1978)

이에 다른 배리에이션으로 아발란치처럼 '쳐내는' 게 아니라 '받아내는' 게임을 만들 수도 있다. 아발란치는 화면 상단에 늘어선 눈덩이들이 하나씩 떨어지는 걸 화면 하단의 패들을 조작해 받아내는 게임으로, 이후 액티비전의 카붐! 및 낙하물을 받아내는 각종 게임들의 원형이다.

 

여기까지 오면 모든 피스가 갖춰진다.

  1. 화면 하단에 존재하는 플레이어 (브레이크아웃)
  2. 화면 상단에 열을 갖춰 늘어선 파괴 가능 오브젝트 (브레이크아웃)
  3. 위에서 떨어지는 샷, 즉 장애물 (아발란치에서 눈덩이를 샷으로 치환)
  4. 플레이어가 상대를 쏘며 직접 공격 (건파이트)
  5. 플레이어와 상대 사이에 존재하는 엄폐물 (건파이트)

이제 이걸 전부 합치면 스페이스 인베이더가 된다. 화면 하단에 플레이어의 대공포가 존재하며 인베이더들은 화면 상단에 열을 맞춰 등장한다. 이 인베이더들은 때때로 하단을 향해 샷을 발사하며 플레이어는 이를 피하며 상단의 인베이더들을 자신의 샷으로 맞춰야 한다. 여기에 이 사이를 가로막는 바리케이트가 존재해 플레이어의 공격을 가로막기도 하지만 인베이더의 샷을 피하는 엄폐물의 기능을 하기도 한다. 상기한 각각의 피스들은 아타리에서 만들었지만 이를 종합해 현재의 슈팅 게임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장르를 만들어낸 건 타이토였던 것. 초창기 게임들을 살펴보다 보면 이렇게 자기들이 만들어 낸 게임 공식의 포텐셜을 본인들도 깨닫지 못하고 있다가 이를 깨닫고 발전시켜 새롭게 만들어낸 다른 회사에 선수를 빼앗기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

 

 

 

이제 스페이스 인베이더 자체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버전에 따라 다르지만 아케이드판에서는 3종류의 인베이더들이 열을 맞춰 등장해 좌우로 움직이며, 화면 끝에 다다르면 한 줄만큼 아래로 내려온다. 하나 이상의 인베이더가 화면 최하단에 닿으면 게임 오버가 되기 때문에 그 전에 샷으로 제거해야 하는데, 여기서 플레이어는 최하단의 적들을 먼저 제거할 수도 있고, 아니면 좌우 끝에서부터 잘라나가며 좌우 이동에 걸리는 시간이 더 오래 걸리게 할 수도 있다. 보통 처음에는 행 단위로 제거하며 좌우 이동의 시간을 벌지만 인베이더의 수가 줄어들면 거기에 맞춰 이동 속도가 빨라지기 때문에 어느 순간 열 단위로 제거하는 방향으로 작전을 수정하게 된다.

 

사실 이렇게 이동속도가 점차 빨라지는 건 본래 의도한 바는 아니고 그냥 버그였다고 한다. 게임이 인베이더들의 움직임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수가 줄어들면 처리시간이 짧아지며 그 결과 줄어드는 수에 맞춰 게임의 속도가 빨라지게 되었는데, 그게 오히려 게임의 재미를 늘린다는 생각에 굳이 수정하지 않았다고. 여기에 적의 수가 줄어들수록 공격을 해 오는 빈도도 높아지게 된다.

 

인베이더들도 화면 하단으로 샷을 쏴 공격을 해오며 이를 플레이어의 샷으로 받아내는 것도 가능하지만 플레이어의 샷은 한 화면에 하나만 존재 가능하다. 즉 연사는 불가능하며, 잔탄의 제한은 없지만 인베이더들이 다 내려오기 전에 제거해야 하는 게임 특성상 샷을 맞추지 못하면 그만큼 시간의 로스가 발생한다. 하지만 발상을 바꿔 인베이더들이 최하단 직전까지 내려오도록 유도하기도 하는데, 게임의 버그로 인베이더가 공격을 해올 때 샷이 스프라이트 1개분 아래에서 생성되기 때문이다. 즉 인베이더가 코앞에 있다면 그 인베이더의 공격은 플레이어 포대 밑에 생성되고, 상대적으로 안전하게 제거할 수 있다. 이를 '나고야 쏘기(名古屋撃ち)'라 부르는데, 아마 이 테크닉이 생겨난 게 나고야라던가. 그러나 인베이더의 수가 줄어들면 속도가 빨라지고 최하단에 닿으면 게임 오버인 만큼 위험한 테크닉이기도 하다. 

 

 

Atari 2600 및 Colecovision 이식판

스페이스 인베이더는 끝이 없는 게임이다. 화면의 적을 전부 제거하면 새로운 라운드가 이어지며, 여기에 하이스코어라는 개념을 도입해 게임의 '목적'을 제시했다. 기존 게임들에도 점수 개념은 존재했지만 대전게임에서 승자를 정하기 위한 점수인 경우가 많았고 아케이드용 브레이크아웃은 2화면째의 블록을 전부 파괴하고 나면 새로운 블록이 출현하지 않고 게임 오버가 될 때까지 벽치기가 되어 896점 이상의 점수를 얻는 게 불가능했다. 아케이드 및 아케이드 방식으로 만들어진 무수한 게임들의 스코어링 경쟁이 여기에서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는데, 대전 형식의 게임을 벗어나 불특정 다수와 하이스코어 경쟁을 통해 만인의 만인에 대한 전쟁을 시작한 셈이다.

 

여담으로 일본에서는 흔히 슈팅 게임의 계보를 스페이스 인베이더에서 시작해 적의 움직임이 더 다이나믹해진 갤럭시안과 파워업 시스템을 채용한 갤러그로 이은 뒤 코나미 1981년작 스크램블을 통해 횡스크롤 슈팅이, 남코 1982년작 제비우스를 통해 종스크롤 슈팅이 시작되는 것 처럼 서술하지만 그렇게만 보는 건 너무 제한적인 발상이다. 갤럭시안이나 갤러그에 특별한 위치를 부여한다면 슈팅게임 최초로 '보스전'의 개념을 도입한 타이토의 피닉스 역시 비슷한 비중으로 언급할 가치가 있고, 스크롤링에 있어서도 윌리엄스의 디펜더가 1980년에 횡스크롤, 액티비전의 리버 레이드가 1981년에 종스크롤 슈팅을 이미 구현했으니까.

 

물론 슈팅게임이 일본 중심으로 진화하게 된 건 사실이고 상기한 제비우스스크램블-그라디우스 라인의 게임들이 이후 슈팅의 주류가 되는 게임들에 더 많은 영향을 끼쳤음은 부인할 수 없지만, 스페이스 인베이더로 대표되는 고정화면 슈팅 게임들에 역사적인 가치를 인정하는 립서비스를 하면서도 결국 그냥 지나가는 과정 정도로만 취급하는 느낌이랄까. 여기에서 이미 소개한 게임들 중에서도 야스 리벤지, 템페스트, 블랙 위도우, 아스테로이드, 미사일 커맨드 등 인베이더 공식에 대한 독특하고 개성적인 재해석들이 많았고 그 중에는 그걸로 끝이었던 1회성 게임들이 있는 반면 유사3D 시점이나 트윈스틱슈터처럼 현재까지 이어지는 장르들도 있는 걸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80년대 초반 게임을 보다 보면 인베이더 클론이나 변종은 발에 치게 걸리는 만큼 앞으로도 기회가 있을 테니 이번엔 좀 더 모던한 버전을 함께 소개한다.

 

 

 

 

Space Invaders Extreme

스페이스 인베이더 익스트림 (2008, 2018)

 

원작 스페이스 인베이더 30주년을 기념해 내놓은 후속작. 본래는 PSP와 DS로 발매되었다가 Xbox Live를 거쳐 2018년에 PC로도 이식되었다. 인베이더 공식은 아무래도 반복되면 단조롭게 느껴지기 쉬운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 기본적인 개념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각종 파워업과 다양화된 적들의 패턴 및 보스전을 추가하고 그래픽과 사운드를 대폭 업그레이드한 버전. 그러면서도 본작의 상징과도 같은 적 인베이더들의 디자인을 최대한 유지해 의식적으로 픽셀이 눈에 띄는 레트로한 분위기를 냈는데, 이런 70년대-80년대 초 아케이드 게임들은 이런 화려한 컬러링을 채용해도 촌스럽다기보다 오히려 이렇게 하는 게 정답인가 싶기도 하다. 요즘 말로는 뉴트로라 할까.

 

원작 및 당대의 인베이더 클론들의 90년대 이후 슈팅과 대조되는 특징은 적 하나하나를 '노려서' 쏴야 한다는 점일 것이다. 이후 슈팅 게임들은 화려하고 빠른 템포를 추구하며 사격 게임처럼 적 하나하나를 노려서 쏘기보다는 화면을 빠르게 움직이며 다수의 적을 빠르게 제거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그 과정에서 한 발 한 발을 수동으로 연사하는 대신 자동연사를 도입, 이런 방향을 끝까지 밀어붙이면 적을 노려서 쏘기보다 피하는 데 중점이 놓이는 탄막슈팅으로까지 이어진다.

 

스페이스 인베이더 익스트림은 그 중간 어딘가에서 절묘한 균형을 잡고 있다. 자동연사같은 것 없이 수동으로 한 번에 한 발씩만 샷을 쏠 수 있으며 화면의 적들을 하나하나 노려서 쏴야 하는 건 여전하지만 같은 색의 인베이더를 4기 연속으로 맞추면 파워업이 출현한다. 어떤 색의 인베이더를 콤보로 맞췄는가에 따라 빨간색이면 적과 닿으면 그 주변까지 날려버리는 봄, 녹색이면 연사력이 다소 강화된 와이드샷, 파란색이면 화면 끝까지 닿는 관통형 레이저, 회색이면 플레이어 기체를 정면에서 보호하는 실드를 짧은 시간동안 쓸 수 있는데, 이렇게 파워업된 상태에서는 대량의 적들을 빠르게 날려버릴 수 있게 되지만 통상 상태로 돌아오면 다음 파워업을 출현시키기 위해 화면을 보고 어느 적을 어느 순서로 쓰러트릴지 생각하고 콤보가 어긋나지 않게 순서대로 노려쏘기로 돌아간다. 이 사이클이 반복되면 약간의 퍼즐 요소처럼 느껴지기도 하며 손에 익을수록 피드백 사이클이 짧아져 자기도 모르게 몰입해 있게 된다.

 

 

 

아케이드 모드를 시작하면 다라이어스를 연상시키는 분기가 등장하며, 위쪽길일수록 보다 쉬운 스테이지, 아래쪽일수록 더 어렵지만 임의로 선택할 수는 없다. 아랫길로 가기 위한 조건은 이전 스테이지에서 랭크 A나 S를 달성하는 것. 아무래도 고정화면에 웨이브가 반복되는 형식이다 보니 새롭게 추가되는 패턴이 있어도 딱히 새로운 느낌이 들지 않을 수도 있고 각 스테이지의 보스전도 보스가 강화되거나 패턴이 추가되는 정도라 딱히 신선미는 없다. 도중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스테이지 보스 정도는 루트마다 달라도 좋았을텐데.

 

한 코스를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30분 정도. 사실 원작은 비디오 게임이란 것 자체가 새롭고 신기했던 1978년이라면 모를까 지금 와서 이걸 30분 이어서 플레이하라면 상당히 지루할 수 있는데, 이를 보완하기 위해 게임의 템포를 끌어올림과 함께 도중에 특정 UFO를 격추시키면서 룰렛이나 '라운드'라 불리는 제한시간 내에 특정 조건을 만족시키는 미션 및 라운드 성공시 등장하는 피버 타임 등을 추가해 플레이어를 계속 산만한 상태로 유지하게 한다. 30분간 집중을 유지시키는 게 아니라 그걸 1분 미만의 세그먼트로 쪼개 유저를 ADHD 상태로 만드는 것.

 

사실 비디오 게임은 인간의 집중력을 해치는 경우가 더 많다. 템포가 빠른 액션게임일수록 화면이 계속해서 변화하며 새로운 오브젝트, 새로운 메시지를 향해 주의가 계속해서 분산되기 때문에 옆에서 보기에는 집중해서 플레이하는 것 같더라도 실제로 플레이어의 뇌는 지극히 산만한 상태가 되는데, 덕분에 원작의 플레이스타일을 많이 간직하면서도 현대인의 집중력 레벨을 고려한 디자인이란 느낌. 스크롤 요소가 있어 계속해서 새로운 광경이 펼쳐지는 게임이라면 굳이 이렇게 산만하게 할 필요가 없지만 고정화면을 포기하지 않는 한 (그걸 포기하면 스페이스 인베이더가 아니니까) 이게 최선의 방법일지도 모르겠다. 나 역시 이렇게 지속적으로 끊어주고 주의를 계속 환기시키는 구성이 아니었다면 어느 순간 플레이 도중에 질렸을지도 모르고. 

 

 

 

하이스코어를 겨루는 게임이었던 원작에 걸맞게 꽤 복잡한 스코어링 시스템이 추가되었다.상기한 4종류의 아이템 파워업 외에도 플레이어의 레벨 개념이 추가되어 있으며, 이 레벨은 스코어에 따라 올라가고 피격당하면 하락한다. 레벨이 올라감에 따라 눈에 띄게 연사력이 좋아지기 때문에 그럴 여유가 있다면 신경써주면 좋겠지만 너무 크게 의식하지 않더라도 죽지 않고, 등장하는 적들을 빠르게 제거하고, 스테이지 도중에 삽입되는 라운드를 성공하고 피버 타임에 열심히 쏘다 보면 A이상도 나오는 듯 하다.

 

사실 타이토가 스페이스 인베이더를 새롭게 만들려 시도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너무 많으니 일일이 열거하긴 힘들고, 굳이 흑역사적인 게임을 꺼내본다. 아래는 2002년에 타이토에서 PS2와 게임큐브로 발매한 스페이스 레이더즈. 지역에 따라 스페이스 인베이더: 인베이전 데이라는 제목으로도 발매되었다. 오래된 아케이드 게임의 단순한 게임플레이를 무리해서 바꾸려 하다가는 아예 다른 게임이 되어버리고, 그렇다고 그대로 다시 재활용하기에는 너무 올드해 무슨 컴필레이션에 장식으로나 들어가는 추억팔이 이상 아무것도 아니고... 쉽지 않은 질문인 건 분명한데, 거기에 대한 잘못된 해답의 일례랄까.

 

 

Space Raiders / Space Invaders: Invasion Day (2002)

직접 플레이해볼 마음까진 들지 않으니 적당히 주워들은 대로 설명하자면 플레이어는 포대가 아니라 인간으로 제한된 플레이 에리어에서 좌우로만 이동할 수 있으며 화면상에 나타나는 외계인들을 쏘며 진행하는 방식에 이런저런 파워업이나 보스전 등이 추가되어 있다고 하며, 게임플레이 자체는 원작 스페이스 인베이더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하지만 아니나 다를까 흥행에는 실패한 걸로 보이는데, 이유를 생각해 보면 두 가지 정도가 떠오른다.

 

일단 게임을 처음 접했을 때 그래픽을 보고 이게 고정화면 슈팅 게임일 거라는 생각을 하기 어렵다. 아무런 설명 없이 위 스크린샷만 봤을 때 당연히 TPS나 탑다운뷰 시점의 런앤건 정도를 생각하지 설마 스페이스 인베이더라고 생각하진 않겠지. 그러면 게임을 구입한 플레이어는 좌우로만 이동 가능한 특징을 두고 조작이 불편하다거나, 심지어 버그라고 여길 수도 있다. 유사한 고정화면 게임을 경험한 적 없는 세대라면 더더욱 그렇겠지.

 

레트로 세대에게는 정반대의 문제가 된다. 70-80년대의 심플한 그래픽은 그만큼 플레이어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촉매가 되기도 했던 게 사실이고, 스페이스 인베이더를 그려보라고 하면 포대나 인베이더의 기본적인 디자인을 공유할 뿐 서로 각기 다른 이미지를 만들어 내지 않을까. 그런데 이렇게 독특한, 하지만 보편적이라고 보기는 힘든 해석을 보여주고 "이게 인베이더다"라고 해 봐야 "이건 내가 생각하던 인베이더가 아닌데..." 정도의 반응밖에 돌아오지 않겠고, 결국 어느 쪽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게임이 될 수 밖에 없겠지. 아타리의 2011년작 야스 리벤지가 그랬던 것처럼. 하지만 이후에 타이토가 제정신을 차리고 스페이스 인베이더 익스트림을 만들 수 있었던 것도 이런 실패의 경험을 하고 나서 방향을 수정했기에 가능했던 것일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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