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tton Rock 'n' Roll: Superlative Night Dreams

코튼 로큰롤: 슈펄러티브 나이트 드림즈 (2021)

 

석세스의 횡스크롤 슈팅 코튼 시리즈의 30주년 기념 신작. 리메이크나 이식이 아니라 완전 신작으로 나온 건 마지막 신작이었던 2000년작 드림캐스트용 레인보우 코튼 이래 20여년만의 부활이다. 요 몇년 사이 이렇게 오랜 시간동안 동면중이던 IP들이 돌아오는 게 많이 보인다. 알렉스 키드라던가 원더보이라던가.

 

플레이어 기체는 타이틀 주인공인 코튼과 코튼 2에 참전한 아플리를 포함한 7종.이 중 하나는 1회 이상 클리어해야 해금되며, 일본판에서는 요정 실크가 따로 플레이어블로 존재한다고 한다. 그 외의 캐릭터들은 석세스의 다른 게임들인 우미하라 카와세, 사이바리아, 산베인, 두근두근 포야치오 주인공 캐릭터들의 카메오 출연이다. 각 캐릭터마다 샷의 특성은 물론 소소한 게임플레이 메카닉이 달라지는 특징이 있지만 정작 스토리 모드에서는 어느 캐릭터를 골라도 '이 이야기는 코튼의 시점에서 진행됩니다'라는 나레이션과 함께 코튼 스토리만 나온다는 건 아쉬운 부분. 기왕 하는 거 전부 자기 시점의 스토리를 보여줬어도 좋지 않았을까 생각도 들고, 거기에 잔기 표시 아이콘조차도 전부 코튼이라 코튼 외 인물들의 대우가 너무 박하다는 인상이다. 거기에 그 스토리도 원작을 거의 복붙한 내용이라.

 

 

 

기본적인 커맨드는 샷, 스페셜 및 오토샷의 3종. 오토샷과 샷을 별도의 버튼으로 장착해 일반 샷을 쏘다가 샷을 홀드하면 차지샷이 나가는 방식. 스페셜은 다들 조금씩 사용법이 다르다. 코튼, 사이바 리아, 루피는 전멸폭탄을 갖고 있어 긴급한 상황에 쓰기 좋고, 아플리와 우미하라 카와세는 적을 캡쳐해 내던지는 능력을 갖고 있다. 파인은 스페셜 버튼을 통해 임의로 샷의 타입을 바꿀 수 있으며, 타쿠트는 알타입의 포스처럼 옵션을 전방으로 던져 데미지 보조를 할 수 있지만 데미지를 막아주지는 못 한다.

 

가장 스탠다드한 전멸폭탄을 가진 애들 중에서는 사이바 리아는 공격범위가 매우 넓지만 그 대신 보스전의 위력이 떨어지고, 반대로 루피는 샷의 위력이 강한 대신 공격범위가 극히 좁아 결국 가장 올라운드로 무난하게 쓸 수 있는 건 코튼이 된다. 전멸폭탄이 없으면 힘들기도 하고, 애초에 통상 스테이지들이 코튼을 중심으로 디자인된 느낌이라 그렇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스테이지에 따라 상하좌우 어디서든 적이 출현할 수 있는 데 비해 대부분 캐릭터들이 전방으로밖에 공격할 수 없다는 점. 이는 오리지널 코튼에서도 마찬가지지만 그건 뭐 그 시대 게임이니 그렇다고 칠 수 있었겠지만 데스스마일즈처럼 적어도 전후 공격방향을 바꿀 수 있는 정도는 있었으면 싶기도 하다. 버튼 하나만 배정하면 되는 건데 그게 그렇게 어려운 것도 아니잖아.

 

파워업 시스템은 기본적으로 시리즈 전통의 크리스탈 시스템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특정 적들을 쓰러트리면 크리스탈이 튀어나오고, 크리스탈이 어떤 색일 때 먹느냐에 따라 빨강/파랑/녹색이라면 해당 속성으로 샷 특성이 달라지며 노란색일 때 먹으면 경험치가 크게 오르는 방식. 이렇게 경험치를 모으면 레벨 5까지 강화되며, 코튼으로 플레이중이라면 중간보스를 시간 내에 격파하는 것으로 옵션으로 따라다니는 요정 실크를 늘릴 수 있다. 미스를 내면 실크의 수가 리셋되고 레벨이 1단계 다운, 100만점 단위로 익스텐드된다.

 

 

좌상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이바리아, 우미하라 카와세, 루피, 파인

스테이지는 총 8스테이지 + 테일뷰 시점의 보너스 스테이지 2개 구성. 이 중 1, 7, 8은 고정이고 도중의 스테이지는 임의로 선택이 가능하며, 타쿠트를 제외한 다른 캐릭터로 1회 클리어하면 해당 캐릭터의 오마쥬 스테이지가 추가로 해금된다. 코튼이나 아플리라면 코튼 1, 2편의 1스테이지를 베이스로 한 스테이지, 다른 캐릭터라면 각각 출신 게임에서 모티브를 따온 스테이지가 추가되는 방식. 기본 스테이지와 오마쥬 스테이지를 섞어서 진행하는 것도 가능하고 오마쥬 스테이지만 골라서 개수를 채우면 메인 스테이지를 전부 빼고 진행할 수도 있다.

 

시간이 좀 걸리긴 하지만 오마쥬 스테이지를 해금하는 것 자체는 컨티뉴를 몇 번을 하든 일단 전 캐릭터로 한 번씩 클리어하기만 하면 되니 어렵지는 않고, 자기 주력 캐릭터를 골라 이것저것 시도해보며 이 스테이지는 할 만 하다, 이 스테이지는 이 캐릭터로는 좀 힘들다 싶은 것들을 나누며 루트를 짜는 것도 이 게임 나름의 재미요소. 어느 스테이지는 도중에 암기요소가 많아서 꺼려진다거나, 어느 스테이지는 보스전이 까다롭다거나 하면 그런 스테이지를 빼고 진행해도 되는 것. 이렇게 해금된 오마쥬 스테이지는 트레이닝 모드에도 등록되며, 덕분에 찬찬히 공략하다 보면 그리 어렵지는 않다.

 

이 스테이지들도 단순히 양으로 승부하는 게 아니라 시원시원하게 진행되는 경파한 스테이지부터 알타입을 연상시키는 거대전함 스테이지나 정확한 루트를 파악해야 하는 트릭키한 것까지 스펙트럼이 다양하고, 배경도 원작의 느낌이 나는 귀여운 느낌의 고딕 판타지 스테이지부터 후반에는 스토리가 문자 그대로 우주로 향하며 그라디우스 시리즈같은 스테이지까지 비주얼적으로도 질리지 않는다. 다만 너무 귀여운 게임을 만드는 데 집중해서 그런지 원작의 최종보스가 도중 어느 스테이지 보스로 나오는데, 이 보스의 보이스가 혀 짧은 꼬맹이 소리라 살짝 깨는 느낌. 좀 더 위엄있는 모습이길 바랬어.

 

 

 

플레이어 기체의 스프라이트 크기에 비해 실제 충돌판정이 작아 의외로 안 될 것 같은 회피가 가능하다는 점 정도를 제외하면 탄막슈팅보다는 전통적인 횡스크롤 슈팅에 가까운 구성이다. 일부 보스들이 탄막슈팅처럼 탄을 쏘아내기는 하지만 옆구리나 뒤통수를 치고 들어오는 빠른 탄알들이 더 위협적인 올드스쿨 요소가 많고, 그런 점에서는 도돈파치동방 이후 탄막슈팅의 유행에 지친 전통적 슈팅 팬들에게도 권할만한 게임이 아닐까.

 

전체적으로 컬러풀하고 빠른 페이스에 반사신경을 요구해 때로 정신없으면서도 비주얼만이 아니라 디자인 기믹적으로도 다양한 스테이지들로 구성되어 있어 플레이어를 즐겁게 하는 작품이다. 그래도 굳이 좀 쓰게 말한다면 스토리가 코튼 시점밖에 없다는 점과 3D로 그래진 배경 및 적들이 2D 스프라이트로 존재하는 플레이어 캐릭터들과 살짝 어울리지 않는 점, 여기에 플레이어 히트박스 판정을 항상 표시로 해놓더라도 옅은 핑크색 하트가 깜빡이는 모습이라 쉽게 눈에 띄지 않는다거나 리플레이 저장 기능의 부재 등도 언급할 수 있긴 하지만 사소한 부분들.

 

사실 정말 까다롭게 굴자면 이 정도쯤의 퀄리티는 인디 개발자들도 종종 뽑아내기도 하는 만큼 코튼이라는 오래된 IP를 가지고 추억팔이 하는 것일 뿐이라고 말하면 딱히 그것도 틀린 말이 아니긴 하지만 충분히 기대 이상의 선방. 나름 잘 나갔는지 석세스에서 2023년에 후속작 코튼 로큰롤 2 (가제) 제작을 발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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