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일 커맨드 3D
미사일 커맨드 3D (1995)
1980년작 아케이드 게임 미사일 커맨드의 아타리 재규어 리메이크판. 아타리가 당시 기획하고 있었던 주변기기 재규어 VR에 대응하는 소프트웨어로 개발된 것으로 알려진 몇 안 되는 게임이다. 이 미사일 커맨드 3D 외에는 타이토의 아케이드 게임 존 헌터(Zone Hunter)라는 게임이 재규어 VR 론칭 타이틀로 발표된 것 외에는 기획된 게 없다.
재규어 자체도 1993년에 발매되어 아직 어설펐던 3D를 너무 앞서간 기기였는데 거기에 VR까지 넘보았다니. 닌텐도의 버추얼 보이도 1995년에야 등장했던 걸 감안하면 3D 폴리곤 컬러 그래픽을 지원하는 VR기기의 기획은 가히 혁신적이지만 동시에 너무 무모했다고 할 수도 있겠다. 재규어 VR이 좌절된 건 기기와 관련된 안전상 혹은 건강상 우려 때문이었다고 하는데, 구체적인 내용은 이제와서는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결과적으로 발매된 게임은 통상적인 재규어 게임이니 당연히 CRT 모니터를 전제한 것.
게임 모드는 오리지널, 3D, 버추얼의 3가지. 오리지널은 아케이드 원작의 그래픽과 게임성을 비슷하게 재현한 모드이며, 3D 모드는 말 그대로 이를 3D로 만든 것이다. 2600판에서야 컨트롤러에 버튼이 하나밖에 없으니 버튼 하나로 통일되어 있지만 본작에서는 아케이드판의 디자인을 따라 3개의 버튼이 각각 왼쪽, 중앙, 오른쪽 포대에 대응해 있으며, 십자키로 조준을 이동해 버튼을 누르면 그 포대에서 미사일이 발사된다. 처음에는 미사일 커맨드 원작처럼 미사일을 요격하는 플레이가 기본이지만 스테이지가 진행되다보면 아스테로이드처럼 운석이 떨어지며 이것들은 폭파시키면 파편으로 갈라져 다른 방향으로 떨어진다. 이렇게 쪼개지기 시작하면 어디로 튈 지 감을 잡을 수 없어 난이도가 크게 올라가는데, 원작과 마찬가지로 미사일이 발사되어 날아가는데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협차사격으로 궤도를 예상해 쏴야 한다.
오리지널 모드는 80년 게임 그래픽을 재현한 모습이라 한 화면에 전체 게임이 다 들어오지만 3D 모드는 시야가 더 좁아졌지만 대신 미니맵이 추가되었고, 3개의 포대에 몇 발의 미사일이 남아있는지가 숫자로 분명히 표시되어 보기는 편해졌다. 3D로 만들어진 그래픽도 간소하긴 하지만 원작과 비교하면 충분한 업그레이드고, 렌즈 반사효과가 묘사된 것도 나름 마음에 든다. 다만 게임의 페이싱도 원작과 비슷한 수준이랄까, 처음엔 널럴한 것 같다가 운석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금방 어려워진다.
VR모드는 어째선지 배경이 해저로 바뀌며 보다 평범한 1인칭 크로스헤어 슈팅게임으로 바뀌었다. 여기에 사용하는 무기도 미사일만이 아니라 레이저를 사용할 수 있게 되며 해저도시로 떨어지는 적이나 미사일을 즉각적으로 공격할 수 있게 되었고, 여기에 보스전같은 것도 생겨나 게임으로서의 완성도가 다소 올라갔다. 당시의 잡지 반응들은 이 VR모드가 제일 좋았던 것 같지만 개인적으로는 미사일 커맨드 특유의 느낌이 줄어 오히려 애매해진 느낌인데, 플레이 감각은 레일슈터와 같은데 주변 배경이 바뀌지 않고 같은 자리에서 요격을 반복하는 디펜스 게임이니 금방 눈이 심심해지는 것. 3개의 포대 시점을 번갈아가며 플레이할 수는 있지만 그게 다니까.
여기에 보스들의 맷집이 너무 좋은 것도 밸런스적으로 아쉬운 부분. 난이도 선택에서 이지모드를 선택하더라도 레이저로는 한참을 쏴야 하고, 미사일은 날아가는 데 걸리는 시간 때문에 도저히 맞출 수 없다. 아니, 3D모드에서는 그래픽이 3D이지 실제 플레이는 2D 내용 그대로기 때문에 시간차를 노리겠지만 VR모드는 3인칭 공간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계속 이동하는 보스를 맞추기가 더욱 힘들어진다.
미사일 커맨드 3D는 차세대기로 만들어진 원작의 리메이크로 생각하면 그리 나쁘지 않은 게임이고, 3D 리메이크판 외에 오리지널 모드도 함께 수록된 것도 호감이다. 그렇지만 3개의 모드 어느 것이나 한 판에 걸리는 시간이 짧고 단순한 스코어어택 방식의 게임이라 1995년 게임으로서는 너무 빈약하지 않나 싶기도 하다. 비슷한 느낌으로 몇 개의 게임을 더 리메이크해서 컴필레이션으로 만들었다면 재규어의 성능을 살린 좋은 리메이크가 되었을지도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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