タオルケットをもう一度2

타올켓을 다시 한 번 2 (2008)

 

넘버링 순서로 플레이하든 공개 순서대로 플레이하든 2번째가 되는 작품으로, 현시점에서 시리즈 내 유일하게 한글화가 이루어진 작품. 위 타이틀 화면에는 튀김민들레라는 부제가 붙어있는데, 1~3편 모두 리메이크판에 이 정체불명의 부제가 붙어있다. 전작인 타올켓 3의 캐릭터들 일부가 단역으로 재등장하며 전작의 사건들이 레퍼런스되기도 해 시계열상으로는 타올켓 3 이후임을 알 수 있지만 스토리상 직접적인 연결점은 없으니 반드시 의식할 필요는 없고, 그런 것 보다 전작과 달리 누구도 행복해지지 못하는 게임이란 점은 의식해 두는 게 좋지 않을까. 쯔꾸르 개인제작 게임들이 대중성보다 자기 취향을 향해 달리는 작품들이 많지만 본작만큼 등장인물들도, 그걸 보는 플레이어의 감정도 나락으로 쳐박는 게임은 흔치 않다.

 

주인공은 디폴트 이름이 그대로 '주인공'으로 플레이어가 정해줘야 하며(이후 '모찌'라는 이름이 소급해 붙여졌다), 게임을 시작하면 방 안에 소들이 잔뜩 들어와 있으며 바닥에는 소똥이 널려 있고 그 소들 중 한 마리가 주인공을 깨워준다. 이후 인간 소꿉친구인 아삭아삭매실(파리파리우메)과 함께 학교로 향하는데, 수업중 외계인의 UFO가 그의 소를 납치하는 걸 목격한다. 아삭아삭매실은 타올켓 3에도 동명의 인물이 있었지만 하수도 항구마을의 개미 형상을 한 가수였던 데 비해 여기서는 제대로 인간으로 등장하며, 소와 함께(?!) 본작의 히로인이다.

 

아무튼 방과후에 아끼는 소를 찾아다니지만 발견하지 못하고 실의에 빠져있던 주인공은 며칠 뒤 UFO에 의한 또다른 소 납치를 목격하고 따라가지만 이번에는 본인도 함께 납치된다. 이 사건은 외부적으로는 '남자아이가 소와 함께 가출한 사건'처럼 알려지고, 방송국에서 아나운서로 근무하는 미츠에가 취재를 오지만 이런 건 그저 남자아이가 소와 함께 가출한 것에 불과하고 도시 어딘가로 도망쳤을 거라 단정짓는다.

 

 

 

초반까지는 제법 평화로운 톤으로 진행되지만 여기서부터 톤이 갑자기 어두워진다. 아삭아삭매실은 위 미츠에의 말을 엿듣고 자신도 주인공을 찾겠다며 편지를 남기고 가출해 도시로 향하지만, 물론 외계인에게 납치된 주인공이 그런 곳에서 발견될 리는 없다. 이후 주인공은 소와 함께 외계인에게 납치된 채 몇 번이고 클론되고 살해당하는 실험을 반복당하며, 아삭아삭매실은 도시를 떠돌다 사창가로 끌려가게 되고, 미츠에도 한때 잘 나가는 아나운서였지만 자기보다 젊은 여자로 대체된 것에 비관하여 자○을 기도한다. 그 사이 외계인은 지구침략에 완전히 성공해 버리며, 외계인 아포칼립스가 실현된다.

 

타올켓 2는 전투의 난이도가 높은 편은 아니고, 어디서나 세이브가 가능했던 전작에 비해 세이브 포인트 방식으로 바뀌었지만 세이브 포인트가 제법 곳곳에 널려 있기도 하고 세이브를 할 때마다 전체회복이 발생하기 때문에 게임으로서 딱히 어렵지는 않다. 여기에 각 공격마다 전투 애니메이션이 추가되었는데, 좋은 발전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평타를 때려도 애니메이션이 발생하며 반복해서 보기에는 제법 긴 덕분에 게임으로서는 템포가 떨어진다. 여기에 중후반까지 파티 1~2명만으로 진행되는 구간도 많고, 적은 강하진 않지만 이쪽의 공격력에 비해 전체적으로 맷집이 있는 편이라 시간은 걸리는데 드랍되는 경험치는 적어 레벨업까지도 시간이 오래 걸린다. 심볼 인카운터제라 원하지 않는 전투를 회피할 수는 있지만 너무 회피하면 주인공 파티가 너무 약해지고, 싸우면서 진행하면 긴장감 없이 오래 걸리는 전투를 계속 봐야 하는... 지루한 밸런스.

 

그 외에 안 좋은 면에서 눈에 띄는 점이라면 가끔 어디로 가야 할 지 진행이 막히기 쉽다는 점. 예를 들어 4장에서는 소 혼자서 밖에서 외계인의 습격을 받은 여성을 구출한 뒤 어딘가로 데려가야 하는데, 그 어딘가에 대한 힌트가 마땅히 없다. 마을의 모든 집에 들어가 봐도 반응이 없고, 마을을 벗어나는 것도 불가능하다. 정답은 학교 2층 왼쪽 교실에 있는 락커 안을 조사해 보면 그 안에 주인공과 미츠에가 방을 차려놓고 숨어있다. ...'이상한 공간으로 이어지는 학교의 락커'라는 모티브는 이후 작품들에도 반복해 등장하지만 처음 등장한 건 이 타올켓 2라 알기 어려운 요소이다. 어쨌건 주인공, 미츠에, 소가 이곳에 함께 숨어서 지내고 있는 상황인데 소의 대사를 통해 한 마디 힌트라도 있었다면 모를까. 여기에 꼭 이 장면만이 아니라도 쓸데없이 넓은 구조물에 무의미한 방들이 많아 탐색에 시간이 걸리는 에리어가 다수 존재하는데, 의도를 모르겠다고 할까, 의도가 없다고 봐야 할까.

 

 

 

그러나 그런 크고작은 문제들에도 불구하고 시리즈 내에서 가장 지명도가 높고, 아마 한국어 팬번역이 존재하는 유일한? 작품도 이 작품인 건 그 이후의 밑도 끝도 없이 파고들어가는 우울한 전개 때문일 것이다. 타올켓 2는 주인공이 비록 기억을 잃은 상태이긴 하지만 아삭아삭매실과 간신히 재회하는 데 성공하고, UFO 아포칼립스를 살아남아 생존자들을 탐색하고 있던 엉덩이턱박사(케츠아고하카세)의 협력을 받아 동료 연구자가 회수했다고 하는 외계인의 샘플을 찾으러 가며 드디어 반격의 때가 오는 건가! 라고 생각할 무렵부터 본작의 마각이 드러난다. (이 캐릭터는 제작자도 이름이 너무하다고 생각했는지 이후 재등장할 때는 아고츄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된다.)

 

한국어판이 별도로 존재하는 만큼 자세한 스토리, 특히 후반부의 스포일러에 대해서는 자세한 언급을 삼가겠지만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 했나 싶은 느낌까지 들기도 하는데, 아마 당시 제작자가 당시 그만큼 다운된 상태였던 거겠지. 딱히 인기를 위해서라기보다 본인의 자기표현을 위해 만드는 게임일 것인 만큼 상업용 작품에서라면 보기 힘든 종류의 전개고, 그런 면에서는 개인제작다운 좋은 게임이라 할 수도 있겠다. 제작자의 에고가 강하게 구현된 작품을 선호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해 보는 것도 좋겠지. 마음의 준비는 필요하겠지만.

 

후반부에 몸 크기가 작아지는 부분이 있긴 하지만 대부분 정상적인 인간 사이즈로 진행되며, 고전적인 아담스키형 UFO와 외계인들이 등장하는 현대 배경 게임이라는 점에서 초반은 마더, 중반부터는 리사 시리즈 느낌이다가 후반에 가서는 유메닛키를 넘어 .flow를 방불케하는 분위기에 전개는 스플래터하우스, 그렇지만 사실 순애물이라는 복잡한 작품이다. 여기에 일반 메뉴와 별개로 휠 형태의 특수한 메뉴를 추가하거나 작품 내 힌트 시스템을 추가하는 등 의욕적인 부분도 있긴 하지만 아쉽게도 본 게임의 진행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 애매한 수준에, 상기한 대로 전투의 페이싱이 살짝 답답하고 일부 구간에서 다음에 어디로 가야 할 지 힌트가 부족하다는 게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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