ゴーストスイーパー美神

고스트스위퍼 미카미 (1994)

 

시이나 타카시 원작만화 고스트스위퍼 미카미 극락대작전을 소재로 반프레스토가 제작한 PC엔진 CD용 커맨드 선택형 어드벤처 및 카드배틀게임. 반프레스토가 결국 반다이 계열인 걸 감안하면 '반다이 제작 캐릭터 게임' 하면 생각날 만한 평균치적 퀄리티로 만들어졌다... 즉 쿠소게와 범작 사이의 보더라인에서 탭댄스 하는 정도의 퀄리티란 의미. GS 미카미를 소재로 한 게임은 이외에 SFC용으로 발매된 동명의 게임이 있는데, 그 쪽은 횡스크롤 액션이라 완전히 다른 게임이다.

 

스토리는 원작의 내용에 따르는 3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으며, 직접적인 연결점이나 통일된 서사는 없는 옴니버스식 구성으로 되어 있다. 원작을 모르는 사람이 플레이할 거라는 상정 자체를 하지 않아 도입부의 캐릭터 소개 따위는 없이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며, 어드벤처 파트는 요코시마 타다오(호동) 시점에서 진행된다. 1부에서는 로쿠도 메이코(명지)와 함께 미카미 레이코(루나)의 심상세계로 들어가 나이트메어와 싸우는 에피소드, 2부에서는 백화점의 직원과 손님들이 마네킹으로 변하는 이변이 발생하며 미카미(루나)의 가짜가 출현해 이를 무찌르는 내용. 3부에서는 본작의 최종보스격인 메두사와 대결하게 되며, 전투는 카드배틀로 진행된다.

 

 

어드벤처 모드. 단순하지만 풀보이스 지원이 되기도 해서 보는 재미는 있다.

이 어드벤처 파트는 '보다' '말하다' 등의 동사를 선택하고 대상 인물을 선택하는 단순한 구조로 되어 있으며, 이벤트를 진행시키기 위해 모든 선택지를 찍어보지 않으면 안 되는 너절한 구성을 하고 있지만 한번에 2, 3개 이상의 유의미한 선택지가 제공되지 않는 분량의 빈약함 덕분에 전부 찍어보는 식으로도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는다는 장점 아닌 장점을 보인다. 아니, 이게 무슨 정보나 힌트를 얻기 위해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이사람 저사람 말을 걸고 다니는 그런 내용도 아니고 이미 그 자리에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대화를 진행시키기 위해 메이코(명지)를 골랐다가 대사가 바뀌지 않으면 오키누(낭낭)를 선택하고, 그래도 바뀌지 않으면 미카미(루나)를 찍어보는 식이라 작위적으로 느껴지며, 요코시마(호동) 시점임에도 '말하다' 커맨드 후 본인 대사가 없어 'xx와 말한다'가 아니라 'xx에게 말을 시킨다'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도중 1부에서는 미카미(루나)의 심상세계, 2/3부에서는 사무실 주변 맵을 돌아다니면서 여기저기 들어가 보면 미니이벤트를 볼 수 있기도 하지만 결국 가야 하는 곳은 정해져 있다. 이렇게 다 찍어보며 진행시켜야 하는 건 딱히 이 게임만이 아니라 분기가 없는 커맨드 선택형 어드벤처 전반의 문제이긴 하지만 선택지를 넣어야 할 곳에 넣지 않고 넣지 않아도 될 곳에 넣었다는 느낌. 예를 들어 2부에서 가짜 미카미를 찾아야 하는 구간에서 백화점 각 층을 이동한다거나, 직원에게 목격담을 듣는다거나 하는 식의 전개를 넣을 수도 있었을텐데 정작 이런 부분은 자동으로 진행되며, 상기한 대로 관계자가 다 모여있는 상태에서 단지 대화를 진행시키기 위해 커맨드 선택을 넣으니 한심하게 느껴지는 것.

 

 

카드배틀 모드. 쿠소게다.

카드배틀은 단순하고 전략성이 없다. 일단 모든 캐릭터에게 정해진 체력과 영력이 존재하며, 공격을 통해 상대의 체력을 0으로 만들면 승리하는 간단한 방식으로 한 번에 총 5장의 카드 중 선택할 수 있다. 기본적인 공격 카드는 파마(破魔), 봉마(封魔), 사마(邪魔)의 3종류이며 파마가 봉마를 이기고, 봉마가 사마를 이기고, 사마가 파마를 이기는 가위바위보 방식이다. 당연히 플레이어는 상대가 어떤 카드를 꺼내들지 알 수 없으니 완전히 운에 맡기는 야구권 수준.

 

필살(必殺)을 사용하면 상대의 파마/봉마/사마를 뚫고 큰 데미지를 입힐 수 있으나 영력 20이 소비되고, 영력이 모자란 상태에서 사용하면 이 쪽이 데미지를 입는다. 방어(防御)와 회복(回復)은 말 그대로 적의 공격을 무효화하거나 체력 일부를 회복시키는 카드. 교환(交換)을 사용하면 피아 양쪽이 모든 카드를 버리고 새로운 카드를 받게 되며, 수수께끼(謎)를 사용하면 이상의 카드들 중 랜덤한 효과를 낸다. 여기에 드물게 적이 사용하는 전쾌(全快)를 사용하면 전체회복. 만약 쌍방이 파마/파마, 필살/필살 등 같은 종류의 카드를 냈다면 서로 데미지를 입힌다.

즉 예를들어 파마, 봉마, 사마, 회복, 방어의 5장이 플레이어의 손에 있다고 생각해 보자. 파마/봉마/사마의 공격 카드는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가위바위보이며, 회복은 상대가 방어라도 선택하지 않는 한 상대의 공격 데미지가 이쪽의 회복량을 넘어서기 쉽다. 요코시마(호동)이나 오키누(낭낭)은 회복시 30이 회복되지만 미카미(루나)나 소룡공주는 20밖에 회복되지 않는 식으로 캐릭터마다 능력이 조금씩 다르게 설정되어 있어서 그런데, 한 쪽이 회복을 선택했는데 상대가 공격 카드를 꺼내든다면 데미지는 15~25, 필살이었다면 30~40까지의 데미지가 들어오니 회복이 의미가 없다. 그러면 이 상태에서 결과를 예측할 수 있는 건 '방어' 뿐인데, 결국 그 1턴을 무사히 넘길 수 있게 해 주는 역할일 뿐이니 그 한 장을 버리고 새 카드 1장과 교환하는 정도 이상의 의미는 없다.

 

이렇다 보니 플레이어가 선택 가능한 전략성 요소는 전무하다. 이 쪽이 영력 20 이상을 가진 상태에서 '필살'이 있다면 상대의 카드가 '방어' '교환'이 아닌 이상 반드시 데미지를 입힐 수 있으니 선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만약 필살을 쓸 수 없는 상황인데 방어 카드가 있다면 그 턴의 데미지를 예방하며 약간의 영력을 회복할 수 있으니 차선택이 된다. 방어로 운 좋게 만약 상대의 필살이라도 무효화시킨다면 상대의 영력을 낭비시킬 수 있기도 하고. 그 외의 카드는 그냥 가위바위보인데, 각 캐릭터마다 체력과 영력 및 공격력 등이 다르게 설정되어 있어 확실히 이쪽이 딜교환에서 앞서지 못하면 밀려버리기 쉽다. 최대한 세이브/로드를 활용한다 하더라도 전투 사이사이 세이브가 가능한 게 아니라 스토리 진행에 따라 3~4회 연속전투를 한 뒤에야 세이브가 가능하다. 그나마 모든 전투에서 다 이길 필요가 없다는 게 다행일 정도?

 

 

 

프리배틀 모드는 시나리오 전개에 따라 해금된다. 처음에는 플레이어 및 CPU 상대 모두 미카미 1인밖에 선택할 수 없지만 시나리오 진행에 따라 그 시점까지 플레이어가 조작했던 캐릭터들은 물론 적으로만 등장했던 인물들도 선택해 자유롭게 대전을 할 수 있는데, 시나리오 모드에서는 스토리적 필요에 따라 그럴 수 밖에 없었다 치더라도 프리배틀 모드에서는 밸런싱을 좀 맞춰서 누구로 선택해서 플레이해도 할 만한 게임으로 만들어 줬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각 캐릭터마다 전투시 그래픽이 따로 구비되어 있는 것과 별개로 시스템적으로는 각 인물들의 특수능력같은 것이 전혀 구현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명백히 체력과 영력이 많은가 적은가로 구분되는 강캐와 약캐만 남을 뿐인데, 그 차가 꽤 심해서 조합에 따라서는 게임으로 성립하지 않는 수준이 된다.

 

각 캐릭터마다 고유의 능력을 가진 특수 카드를 1장씩 추가하는 정도만 되었어도 전투가 좀 더 즐겁지 않았을까. 그렇게 하면 제작비용이 늘어나서 싫다고 한다면 차라리 양쪽의 패가 전부 보여진 상태에서 플레이했어도 이 상태보다는 전략성이 생겼을 것 같다. 상대에게 파마, 봉마 카드가 있지만 사마 카드가 없다는 걸 확인했다고 치자. 그러면 플레이어가 파마를 사용했을 때 이를 카운터할 방법이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상대에게는 필살 카드가 있다. 그러면 파마 카드로 공격할 것인가, 아니면 상대가 필살로 맞대응할 걸 대비해 다른 수를 쓸 것인가라는 비교적 유의미한, 예측 가능한 2종의 결과 사이에서 선택을 하게 될 테니까, 무조건 찍는 것보다는 차라리 이게 낫지.

 

이게 카드배틀에서 어느 정도 운의 요소가 들어가게 되는 건 당연하지만 어느 정도는 플레이어가 운을 컨트롤할 수 있지 않으면 게임으로 성립하지 않잖아. 유희왕이나 하스스톤에 운 요소가 없는 건 아니지만 각 카드에 공격력과 생명력이 존재하기 때문에 '공격력이 높을 수록 상대의 방어를 뚫을 수 있다' 혹은 '생명력이 높을 수록 상대의 공격을 막아낼 수 있다'는 확률의 조정이 최소한으로나마 가능해지고, 심지어 포커를 쳐도 지금 내 손에 들어있는 패를 버리는 게 유리한지 킵하는 게 유리한지 확률싸움을 계산하며 승리를 노릴 수 있다. 그에 비해 PC엔진용 GS 미카미는 딱 야구권 수준이라, 아무 카드나 막 뽑아봐도 이길 수 있고, 나름 머리를 굴려가며 플레이해도 질 수 있다.

 

 

자제할 줄 아는 요코시마는 요코시마가 아니지
마찬가지로 돈을 안 밝히면 미카미가 아니지. 각 장이 끝나고 성적이 나빠 적자가 되면 커피를 던진다

그나마 PCE CD답게 어드벤처 파트가 풀보이스로 되어 있고 원작의 내용을 일부나마 잘 살린 스토리라인과 그래픽을 보여주며, 장르가 다르긴 하지만 횡스크롤액션인 SFC판과 비교하면 그 쪽은 나츠메가 제작해 게임으로서의 기본은 잘 갖춰져 있지만 캐릭터들의 막장성이 다소 순화되어 있어 캐릭터물로서 심심하게 느껴지는 반면 PCE판은 주요 인물들, 특히 요코시마와 미카미의 막장스런 캐릭터성이 그대로 살아있어 캐릭터를 즐긴다는 면에서는 이쪽이 더 낫고, 그렇게 생각하면 즐길 부분이 아예 없진 않기 때문에 쿠소게 태그는 달지 않겠지만 그 외에는 호평할 부분을 찾기 어려운, 한 마디로 반다이 표준 퀄리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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