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더 대쉬 (1984)
1984년에 First Star에서 아타리 8비트 PC로 최초 발매된 면클리어형 퍼즐 액션게임. 80년대를 거쳐 당시 현역이던 어지간한 플래폼에는 다 이식되었고, 이는 최근까지도 이어지고 있어 현재 볼더 대시 디럭스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요소들이 추가된 버전이 여러 ESD에서 판매중이며 1984년 원작은 공식 웹사이트에서 무료로 플레이할 수 있다. 본 포스팅의 버전은 애플 II 이식판이지만 내용은 같다. 한국어로 검색해보면 표기가 '볼더 대쉬'와 '보울더 대쉬' 양쪽이 혼용되고 있는데, 국립국어원의 외래어 표기 용례검색을 찾아보니 '볼더'가 권장인 것 같으니 '볼더 대쉬'로 표기한다.
전체 게임은 총 16개의 스테이지로 구성되어 있다. 퍼즐 장르에는 이후 세자리수에 달하는 스테이지 수를 뽐내는 게임들도 다수 등장하는 걸 생각하면 아직 겸허한(?) 편이라고 할까. 각 스테이지는 A부터 P까지의 알파벳으로 번호가 붙어져 있고, 게임 시작시 A, E, I, M을 입력해 어느 스테이지에서 시작할 지를 4스테이지 단위로 선택할 수 있다. 게임이 시작된 후에는 키보드가 아니라 조이스틱으로 조작되며 게임의 목표는 각 스테이지에 있는 다이아몬드를 지정된 수만큼 회수한 뒤 출현하는 문으로 나가는 것.
게임의 규칙은 간단하다. 주인공인 록포드를 조작해 상하좌우로 이동, 끝. 맵은 일단은 사이드뷰인 것 같지만 록포드는 어째선지 중력에 구애받지 않고 상하좌우로 이동할 수 있으며 갈색의 흙으로 이동하면 이를 제거하며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 그에 비해 다이아몬드 및 화면중에 보이는 파란 바위들은 중력이 적용되어 아래에 빈 공간이 있으면 화면 아래로 떨어지는데, 여기에 깔리거나 다른 스테이지 내 적들에 닿으면 잔기를 잃는다.
바위가 미끌어지는 방식은 약간 감을 잡는데 시간이 걸릴 수도 있는데, 위 왼쪽 화면과 같은 상태에서 왼쪽의 방으로 가는 통로 앞에 있는 바위를 이동시키기 위해 2칸의 흙을 파면 위에 있던 바위가 옆으로 굴러떨어진다. 이 특성을 잘 이용해서 루트를 확보하는 게 게임의 주된 퍼즐요소. 바위가 떨어지기까지는 약간의 시간이 걸리므로 빠르게 상황을 파악해 빠르게 통과하면 죽지 않을 수도 있는 등의 액션성도 요구하며, 여기에 닿으면 죽는 '적'이 등장하거나 하면 액션의 타이밍이 퍼즐요소보다 중요해지는 스테이지도 존재한다. 아니, 조금만 지나면 퍼즐보다 액션요소가 더 중요해지는 느낌도 든다. 여기에 시간제한까지 있는 건 덤. 그러다 보니 같은 스테이지에서 시행착오를 반복하며 제한시간 내에 다이아몬드를 회수할 수 있는 루트를 탐색하며 한 판, 한 판을 진행해 나간다.
상기한 16스테이지 중 처음 두 스테이지는 튜토리얼 정도로 간단하지만 이후 난이도가 금방 올라가고, 모든 스테이지에 반드시 하나의 해답만이 존재하는 건 아니지만 계획적인 동선을 짜서 움직이지 않으면 쉽게 망하게 된다. 예를 들면 위와 같은 상황. 흰색 벽돌은 고정 지형이고 푸른 바위는 움직이려는 방향에 아무것도 없어야만 밀어서 움직일 수 있다. 즉 위 상황에서는 흙을 잘못 판 결과로 바위가 무너지며 갇혀 나올 수 없는 모습인데, 이러면 타임아웃을 기다려 재시작해야 한다.
그나마 도중에 시작할 수 있는 건 장점이지만 원하는 스테이지를 전부 고를 수 없이 4면 단위로만 고를 수 있는 게 역시 피로감을 누적시킨다. E를 공략중이라면 바로 E부터 시작할 수 있지만 D를 공략중이라면 A, B, C를 전부 클리어해야 D를 볼 수 있는 식이라. 여기에 버전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위 애플 II 버전은 키보드 입력을 받지 않고 조이스틱으로만 조작이 가능한데, 덕분에 한끗 잘못 움직여 파내지 말아야 할 장소의 흙을 파내거나 하면 그걸로 스테이지를 재시작해야 할 수 있는 꽤 시비어한 컨트롤을 요구한다. 꼭 볼더 대시만이 아니라 다른 아류작들도 마찬가지지만.
이식작, 후속작은 물론 아류작도 엄청나게 많이 나온 게임이지만 한국내에서는 레밍즈나 로드 런너같은 동시기 퍼즐액션 게임들에 비해 다소 인지도가 떨어지는 인상인데, 아무래도 아래에 함께 소개할 게임 덕분이 아닐까 생각한다. 원작은 아래 소개할 게임보다 룰이 단순하고 스테이지 수도 적지만 반대로 덕분에 부담없이 다른 걸 하다가 도중에 잠시 플레이하는 목적이라면 이 정도가 무난하지 않을까.
슈파플렉스 (1991)
슈파플렉스는 볼더 대쉬의 무수한 클론 작품들 중 하나지만 하지만 한국에서는 90년대 초 도스판이 인기를 얻으며 원작 이상의 지명도를 얻었고, 볼더 대쉬보다 이 쪽을 기억하는 사람이 더 많지 않을까. 빨간 팩맨 모양의 주인공 '머피'를 조작해 전자기판의 세계 속에서 인포트론이라는 원자 모양의 아이콘을 수집하고 출구로 빠져나가는 게임으로, 해외에서도 아는 사람은 아는 게임이지만 가장 인기가 높았던 지역은 한국이 아닐까 생각되기도 한다. 한국에서는 어쩌다 the one이 되어 레트로 도스게임 명작으로 종종 언급되지만 경쟁작이 더 많았던 해외에선 one of them에 불과했으니까.
볼더 대쉬가 단 16면 구성이었던 것에 비해 111면이라는 무식하게 늘어난 스테이지 수를 자랑하는데, 사실 거기까지는 이 시기의 면클리어식 퍼즐 액션게임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특징이다. 이런 장르의 게임들은 텍스트 파일 형식으로 맵을 저장하고 그걸 읽어들이는 방식인만큼 그만큼 적은 용량으로 당대의 다른 게임들은 상대도 되지 않는 어마어마한 분량을 게임 내에 담을 수 있었고, 덕분에 삘이 꽂혔다면 한 게임을 가지고 몇 달이고 즐길 수 있었겠지. 반대로 그만큼 손대기도 전에 질려버릴 수도 있겠고.
여기에 룰 자체는 상대적으로 간단했던 볼더 대시에 비해 다양한 기믹들이 추가되어 거기까지는 좋은데 그렇잖아도 만만찮은 게임이 더욱 힘들어졌다. 특히 위 화면에서는 거기까지 다다르진 못했지만 잘못 건들면 폭발해버리는 디스크 오브젝트들이 등장하기 시작하면 머리가 아파지며, 한참을 진행하다 도중에 한끗 잘못하면 망하고 새로 시작해야 하는 건 기본. 클리어 방법이 여럿 존재할 수 있는 스테이지도 없는 건 아니지만 단 하나의 해답이 존재하는 스테이지들도 있으며 타이밍을 맞추는 액션성이 강조되어 해답을 찾는 것 외에 그걸 실행하기 위한 피지컬도 함께 요구하는 게임. 그나마 볼더 대쉬에 있던 스테이지 시간제한이 사라져 생각을 할 여유를 주긴 하니 다행이라 할까. 적당히 해서는 몇 달로는 끝나지 않을 게임이지만 한국에서도 인기가 많았다 보니 공략정보도 많고, 사이드로 소개하는 정도니 이 정도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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