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tiusza #04 파쿠파쿠 메이즈

Pakupaku Maze

파쿠파쿠 메이즈 (2022)

 

팩맨에 던전 탐사 요소를 결합하려 시도해 본 게임. 기존 튜토리얼을 따라하며 그걸 짜맞추거나 살짝 개조하며 만들기보다 직접 시스템을 설계하기 시작한 건 이 무렵부터이다. 미로미나에서 만든 환경이나 오브젝트에 대한 기본적인 충돌판정이나 화면전환 방식 등은 재활용되었다.

 

PICO-8의 모든 게임처럼 게임패드를 기본적으로 지원하며, 키보드로 플레이할 경우 방향키와 Z, X가 2개의 버튼으로 배정되어 있다. 브라우저 및 모바일 플레이 링크는 여기.

 

 

 

게임 모드는 2가지. 모드 A는 평범한 팩맨 스타일로 벽에 부딪히기 전까지 임의로 이동을 멈출 수 없지만 모드 B는 기타 탑다운 게임의 방식처럼 방향을 계속 입력하고 있어야 이동할 수 있으나 그 외는 동일하다. 목적은 이 던전 어딘가에 숨겨져 있는 열쇠를 획득하고 4개의 출구 중 어딘가로 탈출하는 것. 어느 출구로 탈출했는가, 또 탈출 시점에 리본 아이템을 획득했는가 여부로 엔딩이 달라진다. 

 

미로는 총 27개의 화면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화면의 도트를 전부 회수하면 어딘가의 문이 열리며 다른 방으로 이동이 가능하다. 모든 방에는 파워 팰릿 1개와 유령 및 기타 아이템들이 출현하며, 한 번 클리어한 방은 나중에 다시 돌아가더라도 클리어된 상태로 유지된다. 이미 클리어한 에리어와 새 에리어를 구분하기 위한 방법이기도 했고 길찾기 중 같은 스테이지를 몇 번이고 반복하는 건 나도 원하지 않았기에 이런 방식을 택했지만 지금 돌아보면 썰렁한 빈 방을 단지 통과할 뿐인 과정이 중후반 지루하게 느껴지는 요소일 수도 있을 것 같다. 화면의 미니맵에 클리어 에리어를 표시한다거나, 도트와 유령은 부활하지만 문은 열린 채로 유지되어 원한다면 바로 빠져나갈 수 있게 했다거나 해도 좋았을 것 같은데.

 

 

 

플레이어의 스타트 위치와 열쇠의 위치는 랜덤화되어 5개의 선택지 중 하나에서 등장하게 되어 있어 매 플레이마다 조금씩 전개를 다르게 하려 시도했지만 사실 게임 자체가 단순하고, 여기에 유령의 AI가 지나치게 바보같기도 해 별로 어렵지도 않은 게임이 질질 끄는 인상을 준다. 유령은 아무렇게나 움직이는 산개, 플레이어를 뒤쫓는 추적 및 파워 팰릿을 먹은 뒤 도망치는 3개의 행동 모드를 전환해가며 움직이지만 장애물을 피해 목적지에 다다르는 과정에서 제대로 된 길찾기 알고리즘을 만들지 못했다. 프로그래밍을 시작한 지 이제 한 달정도인 초짜였으니 뭐... 아니 지금도 초짜인가. 대신 유령의 말풍선에 물음표, 느낌표, 식은땀 등의 감정표현을 넣어 의도한 디자인인 것 처럼 후로꾸를 쳤다.

 

지금 돌아보면 도트이트를 만드는 거랑 별개로 디자인은 팩맨을 모방하지 말았어야 했다 싶다. 이렇게 대놓고 팩맨의 외형을 카피한 덕분에 팩맨에 없는 기능을 추가하거나 하기에도 거부감이 느껴져 다화면 구성 외의 다른 기믹을 넣기도 어려웠고 플레이한 사람들도 팩맨에서는 이게 이러이러한데 네 게임에서는 이러이러하다...라는 식의 피드백이 있었다. 이후 작정하고 원작을 100% 재현할 게 아니라 아이디어만 따오는 게임들을 만들면서는 오리지널 캐릭터를 사용하게 된다.

 

현재로서는 그럴 예정이 없지만 다시 개인제작 게임을 만든다면 이것도 새로 만들어 보고 싶은 게임 중 하나. 추적자 유령의 AI를 개선하고 스테이지를 랜덤생산으로 해 로그라이크화하면서 추가 아이템이나 기능들을 넣어보고 싶다.

 

팩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