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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러블 위치스 오리진

Katiusza 2024. 7. 29. 14:41

Trouble Witches Origin Episode 1 Daughters of Amalgam

트러블 위치스 오리진 (2016)

스튜디오 시에스타에서 만든 2007년 동인 횡스크롤 탄막슈팅. 발표후 인기를 얻어 아케이드에 등판하거나 이런저런 플래폼들로 이식되기도 했으며, 이식될 때마다 부제가 새로 붙었다. 2016년에 발매된 스팀판은 트러블 위치스 오리진 에피소드 1: 아말감의 딸들이라는 제목으로 등장했는데, 그걸 이을 에피소드 2를 만들 계획이 있긴 할까. 스튜디오 시에스타는 본래는 Key의 에로게 캐릭터가 나오는 동인 게임을 만들다가 자체 IP인 트러블 위치즈와 함께 기업화되었다. 유통사는 로켓엔진 명의로 되어 있으나 법인만 따로일 뿐 실질적으로 같은 곳. 이후 코튼: 판타스틱 나이트 드림즈의 리메이크인 코튼 리부트!의 제작도 여기서 맡았으며, 이 때는 로켓엔진 명의로 개발했다.

횡스크롤이지만 탄막 요소에 집중한 게임이라 지형지물 요소는 거의 없으며 대체로 뻥 뚫린 공간에서 진행된다. 조작은 이동과 함께 샷, 마법진, 스펠사용의 3종류. 스펠은 판타지 존이나 매지컬 체이스처럼 스테이지 중간중간에 등장하는 호박 모양 상점에서 구입할 수 있으며, 1회용이다. 발동시 무적시간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있다고 하더라도 극히 짧고, 긴급회피보다는 일시적인 파워업 정도로 생각하는 게 무난.

 

하필 잭오랜턴 모양 상점에 잭오랜턴을 머리에 쓴 소녀가 상점 직원으로 등장하는 건 아마 매지컬 체이스 쪽의 오마쥬겠지. 상점에서 이 소녀를 계속 클릭하면 하지 말라는 말이 나오고, 이를 무시하고 반복하면 소녀의 언니가 나타나 쫓아낸다. 각종 스펠 외에 MP 최대치를 늘려 마법진의 지속시간을 늘릴 수도 있고, 비싸긴 하지만 잔기를 구입할 수도 있다. 스테이지마다 두세번은 등장하는 것 같은데, 본작에서는 상점이 등장하는 타이밍이라고 적이 없는 게 아니기 때문에 적당히 들어갔다 나오면 일시적으로 무적이 붙는 걸 전략적으로 이용할 수도 있다.


중보스를 아예 마법진에 가둬버리면 방사형 탄막이 퍼져나가는 게 더 느려진다

마법진은 본작의 핵심적인 게임플레이 요소. 마법진을 전개한 상태에서는 여기에 들어온 적탄이 얼어붙어 정지하거나 속도가 느려지게 되며, 이 상태에서 그 탄을 발사한 적을 제거하면 마법진에 붙잡힌 탄이 점수 아이템으로 변하게 된다. 케이브 게임인 에스프가루다의 각성 시스템과도 일부 비슷하지만 적탄이 느려지는 범위가 마법진 내로 한정되고, 스코어링만이 아니라 이를 통해 적탄을 돈으로 환금해 상점에서 사용할 수도 있다.

마법진에 붙잡힌 탄이라도 충돌판정은 있고, 문제의 적을 바로 제거하지 못하면 화면에 그만큼 더 많은 탄이 붙잡혀 남아있게 될 뿐이기 때문에 역효과가 날 수도 있으며, 만약 탄이 붙잡혀 있는 상태에서 그 적이 죽지 않고 화면을 이탈했다면 마법진이 풀리는 순간 이 탄들은 본래의 궤도를 이어가는 게 아니라 노란색으로 변하며 플레이어를 향해 날아오게 되니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마법진 전개중에는 플레이어 기체도 저속이동 상태가 되기 때문에 보스전에서 탄막이 빽빽할 때 회피를 위해 쓸 수도 있지만 아무 생각없이 쓰다가는 오히려 악화되는 것. 

마법진은 무한히 전개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사용중에는 MP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며, MP의 최대량은 캐릭터마다 다르고 마법진을 전개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자동으로 회복된다. 마법진에 최대한 많은 탄을 붙잡아 아이템으로 바꾸면 상점에서 사용할 수 있는 돈을 입수할 수 있게 되고, 굳이 스코어링이 목적이 아니라 하더라도 상점에서 MP 최대치 증가 아이템이나 잔기를 판매하기도 하기 때문에 어느정도는 의식하며 플레이하는 쪽이 유리하다.

 

성능픽 원탑은 코튼. 다만 플레이 난이도도 평소보다 1단계 높이는 게 좋을 정도의 위력을 보여준다.

플레이어블 캐릭터는 5종. 추가 캐릭터를 DLC로 구입해 최대 12명까지로 늘릴 수 있으며, 그 중에는 코튼 리메이크를 통한 인연인지는 모르겠으나 석세스와의 콜라보로 출연한 코튼도 있다. 마녀가 등장하는 슈팅으로서 코튼은 업계 대선배기 때문에 그에 대한 예우(?)인지 모든 스탯에서 다른 캐릭터들을 압도하는 수준으로, 코튼을 선택해 플레이하면 난이도 한 단계가 내려가는 느낌. 코튼 DLC가 나온 건 2017년으로 코튼 리부트!코튼 로큰롤보다 한참 이전이라 그 때까지만 해도 설마 시리즈가 부활할 징조일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었다. 

사실 코튼을 제외하면 도중에 등장하는 대사 이벤트들을 보는 게 목적이 아니라면 누굴 골라도 고만고만하긴 한데, 전체적으로 탄막의 밀도에 비해 캐릭터들의 기본 이동속도가 빨라 컨트롤이 어려울 수도 있다. 가벼운 탭만으로도 입력시간에 따라 캐릭터의 이동거리가 조금씩 달라지는 느낌이라 세심한 컨트롤이 어려울 수 있는데, 컨트롤러에 따라 다른지도 모르겠지만 신경쓰인다면 가장 기본속도가 느린 아쿠아가 조작이 편하다.

스테이지는 총 5개, 여기에 난이도 선택도 4단계로 나누어져 있으며 스토리 컷신을 전부 생략하고 아케이드 모드로 즐길 수도 있다. 각 스테이지마다 배경이 서로 컨셉이 겹치는 부분 없이 유니크하고 충분히 보기 좋다. 여기에 화면에 쏟아지는 탄막이나 각종 이펙트도 화려하긴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달까. 화면에 플레이어, 적, 탄환, 점수 아이템 및 파괴된 적들의 파편이 날아다니고 배경까지 복잡해지면 화면이 너무 산만해져 플레이어 기체를 놓쳐 미스로 이어지기 쉽다. 내 미스요인의 대부분은 이것. 피해야 할 것이 잘 눈에 띄지 않거나, 피하지 않아도 될 것을 반사적으로 피하려 하다가 역효과가 나거나. 벌레공주님처럼 적탄을 동일한 색으로 컬러코딩하거나, 아니면 점수 아이템들의 반짝이는 이펙트를 없애고 수수하게 만든 뒤 플레이어 기체를 좀 더 눈에 띄게 만들어주는 정도였어도 시각적 혼란은 줄일 수 있지 않았을까.

 

 


그 외에는 리플레이 저장, 스테이지 선택 및 연습모드 등의 QoL 요소들의 부재가 아쉬움을 남긴다. 해상도도 1280x720 1종류만을 지원해 요즘 모니터로 플레이한다면 창모드는 너무 작고 풀스크린이 강제된다. 아직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상태에서 연습용으로 게임 옵션에서 시작 잔기를 늘리고 시작하면 점수가 기록되지 않게 되는데, 그건 좋다고 치더라도 기본 옵션으로 되돌릴 수 있는 선택지가 없어 기본 잔기가 몇 개인지 따로 알아봐서 조정해 줘야 하기도. DLC 캐릭터를 계속 늘릴 시간에 이런 부분들을 신경써줬으면 하는 생각이 먼저 들긴 하지만 뭐, 저 쪽도 장사일 테니. 

 

상기한대로 화면이 좀 많이 산만하고 바쁘게 화면을 오가야 하는 게임이기 때문에 탄막슈팅이라도 저속이동으로 촘촘한 탄막을 요리조리 피하는 스타일을 좋아하는 플레이어에게는 맞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탄을 피하는 게 아니라 마법진을 통해 제거해 나가면서 플레이하는 독특한 게임플레이는 충분히 매력적이다. 비슷한 소재의 데스스마일즈와도 차별화되는 부분. 슈팅은 역사가 길어 별의 별 게임이 다 나왔기도 하고 그래픽 프레젠테이션도 한계가 있다 보니 결국 아이디어 승부가 되기 쉬운 장르인데, 제작자들 자신이 그 아이디어에 너무 매몰되지 않고 접근하기 쉽게, 그렇지만 깊게 들여다 볼 여지도 충분한 정교한 게임이란 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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