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도전기: 마도사의 탑 (1997)
일본에서 디스크 스테이션 16호, 한국에는 3호에 첨부된 마도물어 윈도우즈 시리즈 2번째 작품. 한국에서 마도전기 2라 하면 대체로 이 작품을 지칭하지만 원제에는 넘버링이 없고, 마도물어 2는 MSX 시기에 발매된 시리즈 첫 작품이다. (실제로 2가 1보다 먼저 발매되었다.) 최상단 대표이미지는 마지막 디스크 스테이션인 27호에 수록된 이미지로, 로고가 들어간 이렇다할 커버 아트같은 게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컴파일 공식 이미지들 중에 가장 무난하고 어울려 보이는 이미지로 골라 로고를 적당히 집어넣었다.
주인공은 셰조. 50년 전에 다크마터라는 사악한 마도사를 쓰러트렸다고 하는 마녀 윗시의 존재를 알고 윗시의 마도력을 빼앗기 위해 윗시가 살고 있다는 탑으로 향하게 된다. 그러나 탑에 들어가자마자 모종의 힘에 의해 셰조의 마도력이 갑자기 약해졌는데, 이 탑은 윗시가 손녀 윗치를 한 사람분의 마녀로 만들기 위한 시련으로 준비했던 것. 덕분에 도중에 화장술을 배우는 장면처럼 소녀스러운 시련도 등장한다. 윗치를 기다리던 시험관들이 셰조의 등장에 놀라고, 때로는 서로 변태라고 몰아붙이는 게 셰조편다운 네타.
사실 이 게임은 스토리부터 원래 윗치를 주인공으로 만들 예정이었다가 주인공이 셰조로 바뀌면서 이렇게 되었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만약 그랬다면 던전 RPG 메인 시리즈 4번째 주인공이 될 뻔 했지만 결국 셰조에게 자리를 넘겨주게 되었다. 셰조가 주인공인 건 마도물어 A·R·S의 셰조편 이후 2번째. 그렇지만 이 작품에서 나름 잘 뽑힌 디자인 및 셰조와 커플링 플래그를 거하게 세워버린 덕분에 그동안 마이너 적 캐릭터에 불과했던 윗치의 인기도 급상승, 이후 도전! 뿌요림픽에서 아르르의 라이벌로 발탁되는 등 인기 캐릭터 반열에 들게 되었으니 결국 잘 된 걸까.

전체 구성은 8층. 그러나 실제 8층은 적도 없이 그냥 일방통행으로 이어지는 보스 에리어일 뿐이고, 기믹다운 기믹이 있는 던전은 7층으로 끝나 시리즈 내 다른 작품들과 비교해도 상당히 단촐한 편이다. 던전 기믹의 난이도가 5~6층 사이에서 꽤 복잡해져 한동안 헤멜 수 있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반나절 정도면 시작부터 끝까지 진행하고도 남는 단편같은 게임. 당시에 처음 플레이했을 때는 엉망진창 기말고사처럼 마지막에 다른 던전으로 이동하면서 스토리가 더 이어질 거라 생각했는데 그대로 끝나버려 설마 이게 끝? 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결국 그게 끝이고, 실제로 엉망진창 기말고사의 절반 정도밖에 안 된다.
분량 외에도 전체적으로 엉망진창 기말고사에서 재활용된 적들이 반복해 등장하기도 하는 등 아쉬운 부분이 없는 건 아니지만 UI 면에서는 겉보기엔 전작과 동일해 보이지만 작은 부분에서 여러 개선점들을 보인다. 일례로 전투중 가장 많이 사용하는 커맨드는 역시 '마법'일텐데, 엉망진창 기말고사에서 매번 마법 사용을 선택하고 다시 원하는 마법을 클릭하며 마우스를 이리저리 계속 움직여야 했던 것에 비해 마도사의 탑에서는 첫 턴에 마법 사용을 선택하면 다음 턴에는 계속 마법 선택창이 남아있어 원하는 마법만 선택하면 되게 되어 클릭 회수가 줄었다. 비슷하게 상점에서 한 번에 아이템을 여러개 사용할 때도 매번 구입 → 아이템 선택이 아니라 바로 아이템을 여러번 선택할 수 있게 되었고, 현재 소지금도 표시된다.
짧은 분량을 의식해서인지 층을 올라가 새로운 적이 등장할 때 난이도 상승이 살짝 느껴지긴 하지만 구작들에 비하면 그리 극단적이지는 않다. 다만 5층에 등장하는 고래 캐릭터 '예쁜이'가 막 5층에 도달한 시점에서는 운 요소가 들어가는게, 1인 파티로 진행되는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상태이상 '금사슬'로 마비시켜 턴을 자동으로 패스시킨다. 보통 1~3턴 지나는 사이 풀리지만 그 사이 계속 맞아야 하고, 마비가 풀리자마자 다시 마비를 맞는 콤보에 걸리면 당할 수 밖에. (이 녀석의 일본어판 이름은 '게이'다. 고래 경(鯨)의 일본어 음독이 '게이'인 것에 대한 말장난.)

5층까지는 이런저런 캐릭터들이 등장해 시험관으로서 기본적인 힌트를 제공하고 클리어 조건을 알려주는데, 6층에서 발견할 수 있는 인어 세리리는 시험 내용을 설명하는 게 아니라 자길 괴롭히러 왔냐며 PTSD라도 걸린 모습을 보인다. 본래 6층에 뭐가 준비되어 있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아마도 다크마터가 6층의 벽을 뚫고 들어오는 과정에서 엉망진창이 되었다는 이야기겠지.
최상층에서는 다크마터와의 일전을 벌이게 되며, 2단변신... 이랄까, 일단 쓰러트린 뒤에 다크마터가 윗시의 몸을 빼앗으며 윗시와 싸우게 된다. 엉망진창 기말고사의 팬텀 가드와 마찬가지로 이렇다할 기믹이 없이 순수히 강력할 뿐인 타입의 보스로 계속 회복하고 다이아큐트를 중첩해 셰조의 최종마법인 아레이아드를 쓰기를 반복하고, 상대가 기를 모은다는 연출이 나오면 반사마법 리바이어를 치는 동일한 전략으로 클리어가 가능하다. 이후 셰조는 윗시와 윗치의 마도력을 빼앗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윗시는 빼먹을 마도력도 남아있지 않고, 윗치는 너같은 반푼이의 마도력을 흡수했다 자기도 반푼이가 될 수 없다는 귀여운 변명을 하며 물러나는데, 마도물어 2에서 아르르를 납치감금했던 시절의 셰조와 비교하면 많이 유해졌다. 덕분에 인기 캐릭터가 될 수 있기도 했겠지.
컴파일이 직접 개발한 마지막 마도물어는 이듬해인 1998년에 발매된 새턴용 마도물어지만 MSX 시기부터의 시스템을 계승하는 작품으로서는 본작이 최후의 작품이란 걸 생각하면 살짝 아쉬움이 남는 피날레. 이후 윈도우즈용으로 3번째 작품인 마도전기: 엘리시온의 비밀이 발매되며, 컴파일 코리아가 만든 게임으로 한국에서만 발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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